‘간염+지방식’이 간암 급증 이유

예방 접종하고 식생활 바로잡아야 간암 줄어든다

한국인은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가 많은 데다 최근 식생활까지 서구화되면서 간암

발병 위험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7~9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리는 제6차 세계간암학회에 참석한 프랑스 뷰종병원

쟈크 벨지티 교수는 8일 기자회견에서 “서구에는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가 적지만

기름진 식생활 때문에 최근 노년층에서 간암이 늘고 있다”며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가

많은 데다 식생활까지 서구화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특히 간암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간암학회는 2년에 한 번씩 동서양을 오가며 개최되며, 이번 서울 학회의 주제는

‘동서양간 간암 최신 치료’로 정해졌다.

벨지티 교수는 서구의 경우 당뇨병, 비만 등이 노인 간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간암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마쿠치 마사토시 일본 도쿄대 의대 명예교수는 “동양은

서양에 비해 B형 바이러스로 인한 간암 발병이 많다”며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조기검진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간암 절제술을 받는 환자의 30%가 종양 크기 2cm

이하의 초기 단계에서 수술을 받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2cm 이하 크기에서 간암 절제 수술을 받는 비율은 15%로, 일본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마쿠치 교수는 “간경화가 진행된 사람은 간암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이런 사람에

대한 검사비를 전액 일본 정부가 부담함으로써 조기검진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매년 세계적으로 63만 명 이상이 간암 진단을 받는다. 한국의 경우 2003~2005년

35~64세 남성의 간암 발생률은 10만 명 당 75.5명으로 위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간은 신체 장기 중 재생력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에 간암이나 간경화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다. 정기적인 혈액검사로도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은 간암 위험 발병률이 20배 이상 높다. 한국은 전

국민의 10%가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다. 임신부가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을

경우 태아로 바이러스가 수직 감염되는 비율이 높다.

이번 세계간암학회 조직위원장인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교수는 “한국은 특히 잘못된

보신 문화로 몸에 좋다는 여러 건강식품들을 무분별하게 먹음으로써 간 건강에 부작용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채 간에 부담만 주는 건강식품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암 예방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프랑스의 경우 100% 정부

지원으로 초음파 검사, 혈청 검사 등 간암 관련 검사를 6개월에 한 번씩 하고 있다고

벨지티 교수는 전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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