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불안장애 환자는 의사를 속인다?

말로는 증상 호소하지만 기계 들어대면 반응 뚝

얼마 전 가수 비가 TV에 출연해 자신의 폐소공포증을 털어놓으면서 화제가 됐지만,

전문의들은 이처럼 자신의 불안장애를 솔직히 털어 놓는 태도가 치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입을 모은다. 폐소공포증은 닫힌 공간이나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그런데 불안장애가 심한 사람일수록 각종 생리학적 테스트에서 그 증세를 드러내는

비율이 낮아 의료진이 진단에 애를 먹기 쉽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그나라다대학 연구진은 83명의 불안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증세에 대한

설문-심리 조사와, 심전도 등 생리학적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가벼운 증세의 불안장애

환자는 설문-심리 조사에서나 생리학적 조사에서나 비교적 균일한 반응을 보여 쉽게

그 증상을 진단할 수 있었다.

가벼운 불안장애에는 폐소공포증, 고소공포증, 그리고 특정 동물, 피, 찢어진

피부 등 대상 또는 상황에 대한 비이성적 공포 등이 포함된다.

불안장애를 가진 사람은 안절부절못하고 짜증을 잘 내며 예민하다. 또 닥치지도

않을 위험을 걱정한다. 불안장애 환자의 신체적 증상으로는 근육 경직, 손 떨림,

호흡 곤란, 식은 땀, 심박수의 증가, 불안정한 심장박동, 소화불량, 설사, 변비,

두통, 불면증 등이 있다.

이들 경증 불안장애 환자들은 오히려 심전도 등 생리학적 테스트에서 지나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었다. 이렇게 심리 조사에서나 생리학적 조사에서나 균일하게

반응을 나타내는 환자의 경우 진단이 쉽고 치료 효과도 좋았다.

반면 광장공포증(열린 공간으로 나서는 데 공포를 느끼는 증세), 사회적 불안증

등을 호소하는 중증 환자의 경우 심리 조사에서는 자신의 증세를 털어놓았지만, 막상

각종 계측기를 이용해 실제 몸의 반응 정도를 측정할 때는 반응이 미미해 증세를

특정하기에 힘들었다.

연구를 주도한 헤수스 박사는 “중증 불안장애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생리학적

측정 방식이 더욱 개발돼야 할 필요가 있음이 이번 연구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불안장애는 현재 선진국에서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미국의 경우 인구의 8.8~12.5%

정도가 불안장애를 갖고 있으며, 이들 중 11%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경우도 2006년 보건복지부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질환 유병률이

30%(남 38.2%, 여 21.7%)에 달하며, 그 중 불안장애는 6.4%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 연구는 스페인 그라나다대 홈페이지에 게재됐으며 정신의학 전문지 사이키

센트럴 온라인 판 등이 14일 보도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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