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지는 귀 보호물질…파내지 말라”

美 국가 차원 지침 발표

많은 사람들이 귀지는 죽은 피부와 털, 분비물들이 혼합돼 있으므로 위생을 위해

제거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에서 귀지를 파는 것보다 그냥 남겨두는 것이

귀 건강에 좋다는 국가지침이 발표됐다.

실제로 귀지는 윤활제와 항균제 작용을 해 귀를 보호해 주고, 스스로 없어지는

능력까지 있기 때문에 애를 써서 귀지를 제거 할 필요가 없다는 것.

미국 텍사스 달라스 소재 텍사스대학교 의대 귀 전문의 피터 로랜드 박사는 이비인후과를

비롯해 가정의학과, 내과, 청력학과, 소아과학, 간호학과 전문가로 구성된 패널들과

함께 귀지에 대해 연구하고 “귀지를 그냥 남겨두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내용의

국가 지침을 ‘미국이비인후과학회-두경부외과재단지(American Academy of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Foundation)’ 28일자에 발표했다. 이는 “귀에는 전봇대보다 작은

것을 넣지 말라”는 이비인후과 의사들의 금언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매년 약 1200만 명의 미국인이 귀지 때문에 치료를 받으러

병원을 방문하고 있다. 로랜드 박사를 비롯한 연구 패널들은 가이드라인에서 귀지가

많은 사람들 중 어떤 경우가 치료를 필요로 하는지, 어떻게 치료해야 좋을지에 대한

권고사항도 함께 제시했다.

로랜드 박사는 “단순히 귀지가 있다고 해서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며 “기능적으로

귀에 아무 이상이 없다면 대부분 사람들의 경우 어떤 치료도 필요치 않고, 집에서

면봉을 사용해서도 귀지를 굳이 꺼낼 필요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보통 귀 속에

귀지가 많이 쌓이면 음식을 씹거나, 말할 때 턱의 움직임에 의해 귀 밖으로 서서히

귀지가 운반돼 나와 스스로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하지만 귀지가 귀 속에 쌓여 잘 안 들리고, 귓속이 울리고, 귓속이

꽉 차는 느낌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며 “면봉으로 손쉽게 파려다

귀지를 더 깊숙이 들어가게 하거나 오히려 귀를 다치게도 하므로 이 같은 경우에는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귀의 입구에서 고막에 이르는 외이도(外耳道)가

좁아 귀지가 나오는 길이 잘 막히는 사람, 고막이 파열된 사람의 경우에는 병원에서

귀지를 녹이는 약물을 써서 청소하는 것이 좋다.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선동일 교수는 “귀지는 귀를 보호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위 지침에 제시된 내용과 같이, 귀지를 파지 않은 것이 건강에 좋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귀지의 색깔, 점도가 다르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인종보다는 개인에 따라 귀지가 차이를 보인다는 말이 더 맞다”며 “끈적끈적한

귀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푸석푸석한 귀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는 어떤 신체적 이상이 있어서가 아니라,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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