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학부모는 수험생 자녀건강 어떻게 챙기나

여러 다른 전문의들이 말하는 경험적 뒷바라지 요령

대입 수험생은 여름엔 너무 힘들다. 날씨는 무덥고, 성적은 욕심만큼 오르지 않고,

수능일은 이틀 뒤인 15일이면 90일밖에 남지 않아 시간이 촉박해지기 때문에 수험생은

지치고 조급해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수험생에게 온 신경을 집중해온 학부모

역시 힘들고 짜증이 많이 날 때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사는 무더위에 수험생인 자녀를 어떤

방법으로 챙겨줄까. 수험생을 둔 일반 학부모처럼 잠과 영양, 스트레스 관리를 도와주는

것은 의사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조금 더 강조한다.

정신건강 ― 이메일, 문자, 대화로 스트레스 이기게

한양대병원 마취통증학과 김동원 교수는 현재 고교 3학년 수험생인 자녀가 있다.

그는 아무리 피곤해도 자정이 넘어 들어오는 자녀를 기다렸다가 5분 정도 꼭 대화를

하고 잔다. 성적이 많이 오르지 않아도 마지막에 잘하면 된다고 자녀를 다독거려준다.

낮엔 곧 있을 수능을 앞두고 조급해하는 자녀와 틈틈이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조금이라도

자녀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는 “정신적 위안은 수험생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면서 “고3이면 스스로 느끼는

점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남차병원 성형외과 조성덕 교수는 두 자녀가 수험생일 때 이메일을 자주 주고받았다.

직접 목소리를 들으면서 대화할 수도 있었지만 글로 쓰면서 대화하는 것이 속마음을

더 털어놓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자녀들과 전공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공부하면서 힘든 점을 들어주곤 했다.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인 만큼 고민을 잘 들어주는 것은 중요하다. 부모도 힘들겠지만

차분히 기다리면서 자녀가 스트레스를 이기고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생활패턴 ― 충분히 자고, 규칙적인 생활 유지하게

건국대병원 신경과 한설희 교수는 자녀가 수험생일 때 생활패턴에 변화가 생기지

않도록 배려했다. 한번 생활리듬이 깨지면 다시 회복하는 것도 어렵고, 날이 더운

여름인 만큼 수면 시간도 흐트러져서 피곤함이 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는 것과 아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아빠에게 설명해봐’라는

식으로 항상 재정리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잠자는 시간만큼은 항상 일정하게 했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너무 바빠서 수험생인 자녀에게 신경을

못써줘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면서 “더운 날씨에도 규칙적인 생활, 적당한 수면

등으로 생활리듬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준다”고 말했다.

아직 자녀가 수험생이 되지는 않았지만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수면 관리 등 규칙적인 생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낮에 깨어 있고 밤에

잠드는 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 일어나는

시간과 잠드는 시간을 일정하게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영양 ― 물, 종합비타민 먹게 하고, 군것질 못하게

김동원 교수는 수험생인 자녀에게 종합비타민제를 항상 챙겨주고 있다. 비타민이

부족하면 집중력 저하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는 자녀가 꼬박꼬박 비타민을

먹도록 한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정혜원 교수는 자녀들이 수험생일 때 물을 많이 마시게

했다. 물을 많이 마시면 신진대사도 활발해지고, 더운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려 수분이

부족한 것을 보충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그는 또한 “수험생인 자녀가 밖에서 하루 세 끼를 모두 해결하다보니 영양 상태가

걱정됐다”면서 “분식집 등에서는 오래된 기름으로 음식을 튀길 수도 있는데 오래된

기름은 변성이 일어나서 소화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군것질은

하지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도움말=권준수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김동원 한양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박두흠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정혜원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

조성덕 강남차병원 성형외과 교수, 한설희 건국대병원 신경과 교수)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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