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지나치면 죽일 수도 있을까



그 날 아버지는 일곱 시 기차를 타고 금촌으로 떠났고
여동생은 아홉 시에 학교로 갔다 그 날 어머니의 낡은
다리는 퉁퉁 부어올랐고 나는 신문사로 가서 하루 종일
노닥거렸다 전방은 무사했고 세상은 완벽했다 없는 것이
없었다 그 날 역전에는 대낮부터 창녀들이 서성거렸고
몇 년 후에 창녀가 될 애들은 집일을 도우거나 어린
동생을 돌보았다 그 날 아버지는 미수금 회수 관계로
사장과 다투었고 여동생은 애인과 함께 음악회에 갔다
그 날 퇴근길에 나는 부츠 신은 멋진 여자를 보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죽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날 태연한 나무들 위로 날아 오르는 것은 다 새가
아니었다 나는 보았다 잔디밭 잡초 뽑는 여인들이 자기
삶까지 솎아내는 것을, 집 허무는 사내들이 자기 하늘까지
무너뜨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새점치는 노인과 변통(便桶)의
다정함을 그 날 몇 건의 교통사고로 몇 사람이
죽었고 그 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붐볐지만
아무도 그 날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이성복의 ‘그날’ 全文>

부츠 신은 멋진 여자… 이문열의 소설 《사람의 아들》에서 조동팔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경범죄로 감방에 가려고 여자를 걷어찬 장면이 떠오릅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죽일 수도 있을까요? 사랑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요. 애증의 사랑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사랑이 ‘둘이서 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면, 상대방을 해코지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할 수가 없겠지요.

《성경》고린도전서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을 떠올려볼까요?

사랑은 언제나 오래참고,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며, 사랑은 시기하지 않으며 사랑은 교만도 아니 하며…(중략)… 사랑은 모든 걸 감싸주고, 바라고 믿고 참아내며, 사랑은 영원토록 변함없네. 믿음과 소망과 사랑은 이 세상 끝까지 영원하며,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내일은 ‘자비(慈悲)’를 가르쳐주고 실천하신 석가모니를 기리는 ‘부처님 오신 날’이면서 또 ‘부부의 날’이기도 합니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되는 날이어서 ‘부부의 날’이라고 합니다.

부부의 날에 사랑하는 배우자나 연인에게 장미 한 송이 선물하시고,  주말에 곰곰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왜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인지.

부부 백년해로 헌장

○인내(忍耐)하며 다툼을 피하라. ‘참는 것이 이기는 것’ (인내-‘한약’론)
○칭찬에 인색치 말라 (칭찬-귀로 먹는 ‘보약’론)
○웃음과 여유를 가지고 대하라 (웃음-‘명약’론)
○서로 기뻐할 일을 만들라 (기쁨-‘신약’론)
○사랑을 적극 ‘표현’하라 (사랑표현-‘만병통치약’론)
○같이 즐기는 오락이나 취미를 만들라
○금연, 절주하고 건강을 지켜라 – 건강한 부부는 부부관계도 건강하다
○서로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라 – 경제적, 심리적으로 적당히 독립하라
○매년 혼약갱신선언을 하자 – 이혼할 틈을 주지 말라
○부부교육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자 – 투자한 만큼 거둔다.

<부부의 날 위원회 제공>

오늘의 음악

오늘은 사랑의 노래 몇 곡을 준비했습니다. 앤디 윌리엄스의 노래 세 곡을 먼저 들려드리겠습니다. 영화 ‘러브 스토리’의 주제가 ‘Where do I begin?’, ‘대부’의 주제가 ‘Speak Softly Love’, ‘모정’의 주제가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이 이어집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Can’t Help Falling in Love’, 존 덴버와 플라시도 도밍고의 ‘Perhaps Love’, 냇 킹 콜의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s’도 음미해보시죠.

♫ Where do I begin? [앤디 윌리엄스] [듣기]
♫ Speak Softly Love [앤디 윌리엄스] [듣기]
♫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앤디 윌리엄스] [듣기]
♫ Can’t Help Falling in Love [앨비스 프레슬리] [듣기]
♫ Perhaps Love [도밍고 & 존 덴버] [듣기]
♫ I love you for sentimental reasons [냇 킹 콜]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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