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뇌진탕, 몇 년 뒤 불면증도 일으킨다

뇌진탕으로 알려진 가벼운 외상 탓 뇌 손상(traumatic brain injuries·TBI)을 입으면 몇 년 뒤에도 불면증, 낮졸림증,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프란시스코 캠퍼스 정신과의 우웨 렁 교수팀은 전역 군인 2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뇌진탕을 겪은 군인은 뇌진탕 뒤 5년까지 수면장애를 겪을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4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근무했던 군 제대자 2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TBI 진단을 받았으며 이들 중 23.4%가 수면장애를 겪어서 TBI가 없었던 전역 군인 15.8%보다 월등히 높았다. 구체적으로 불면증과 낮졸림증은 50%, 잘 때 다리를 떨거나 쥐가 나는 수면 관련 운동장애도 33%, 수면무호흡장애도 28% 더 높았다.

렁 교수는 “TBI 환자가 외상 직후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것은 흔하기 때문에 놀랍지 않다”면서 “수면장애가 몇 년 동안 지속된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연구의의를 설명했다.

예전에는 머리를 부딪치고 울렁거리거나 잠깐 의식을 잃어 병원에 갔을 때 뇌 영상 검사에서 출혈이 안 보이면 정상 소견에 따라 “걱정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최근에는 운동능력 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장기 후유증을 겪는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충격에 따른 염증과 조직 손상이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수면 의학 전문가들은 뇌진탕이 특히 수면장애로 이어져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선 ‘수면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아래와 같은 수칙을 권고하고 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라. 주말도 마찬가지다.
△침실을 안락한 온도의 어둡고 조용한 분위기로 유지하라.
△스마트 폰을 비롯한 전자기기를 침실에 갖고 오지 말라.
△잠자기 직전에는 과식하지 말고 카페인 음료나 술을 마시지 말라.
△평소 충분히 운동하라.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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