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부부가 각방 쓰면 안 되는 중요한 이유

애정 문제를 떠나 수십 년을 같이 산 부부는 서로의 건강을 지켜주는 노력이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 중년 여성 연예인이 방송에서 나이 든 남편과 여전히 한 침대를 사용한다며 ‘남편 사랑’을 드러낸 적이 있다. 최근 잠자는 습관, 코골이 등으로 인해 각방을 쓰는 중년 부부들이 늘고 있지만, 이 부부는 예외다. 이 여성은 남편의 건강을 걱정해 각방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 중년에 급증하는 혈관 질환… 새벽이 위험하다

중년 여성의 남편은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었다. 몇 차례 입원을 반복하며 아직도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심장병(협심증-심근경색)에 뇌졸중(뇌경색-뇌출혈) 증상이 있어 조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여성은 남편이 가벼운 코골이를 하지만 자다가 조용하면 오히려 불안하다고 했다. 심혈관질환은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남편의 자는 모습을 살피는 습관이 일상이 됐다고 했다. 지극한 부부애가 아닐 수 없다.

◆ 사망률 높은 심혈관질환… 겨울보다 3월에 급증 왜?

심혈관질환은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고 빨리 조치해야 하는 응급질환이다. 증상을 살펴 119 연락을 통해 병원에 빨리 가면 생명을 살리고 몸의 마비 등 큰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심혈관질환은 겨울 막바지인 2월에 감소했다가 3월에 다시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3월 환자수는 33만 4160명으로, 2월에 비해 3만 5천여 명이 증가했다.

3월에 심혈관질환 환자가 크게 느는 이유는 큰 일교차 때문이다. 아침과 저녁, 낮의 기온이 10도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큰 일교차는 심혈관질환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기온이 15℃ 차이 날 경우 돌연사 위험이 큰 심근경색이 40%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기온 차가 커지면 혈관 기능을 조절하는 교감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균형이 깨져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할 수 있다. 심박수와 혈압이 크게 상승하며 염증 반응을 높여 혈전 등이 혈관을 막아 위험에 빠질 수 있다.

◆ 두터운 이불 덮는 등 보온에 신경 써야… 증상 보이면 119 연락

특히 고혈압, 당뇨병이 있는 중년들 가운데 심혈관질환으로 악화된 것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서서히 진행되다가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진땀 등이 나타나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다. 극심한 가슴통증이 나타나면 큰 소리를 칠 수 없어 가족이 모르는 경우도 있다. 심장, 뇌혈관 질환이 있다면 남편과 아내는 각방을 쓰지 말고 같이 자면서 서로의 증상을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발견이 늦어 병원에 늦게 도착하면 돌연사가 되는 것이다. 증상을 일찍 알아 119를 부르면 차 안에서 응급처치가 가능하고 응급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직행할 수 있다.

◆ 우울증 심한 경우 극단적 선택도… 치료 서두르고 증상 잘 살펴야

남녀 모두 갱년기를 겪는 중년은 우울감을 넘어 심한 우울증을 앓을 수도 있다. 특히 중년 남성은 직장에서 승진 탈락, 명퇴 압박에 시달리면 우울증 위험이 높아진다. 우울증은 정신력이 약해서 생기는 병이 절대 아니다. 세로토닌 등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이 급격히 줄어 생기기 때문에 환자가 자신의 마음을 통제할 수 없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자기 의지와는 관계가 없다. 우울증 증상이 보이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우울제 등을 복용하는 등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방치하면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

◆ 남편과 아내가 심한 기저질환… 각방 쓰지 않는 게 좋아

부부는 오래 살아도 각자의 수면 패턴이 있다. 각방을 사용하면 장점도 많다. 하지만 남편과 아내가 심한 기저질환이 있다면 각방을 쓰지 않는 게 좋다. 좁은 집안에서 증상을 늦게 발견해 치료가 늦으면 참담할 수밖에 없다. 중년은 신경 쓸 것도 많다. 배우자가 큰 병 없이 건강한 것도 복이다. 병을 늦게 발견하면 돈도 많이 들어간다. 성격 차이나 애정 문제를 떠나 수십 년을 같이 산 사람들은 ‘위기의 갱년기’에 서로의 건강을 지켜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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