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자전거 10분 탔더니…몸에 무슨 변화?
암환자가 자신의 체력에 맞게 페달이 조정된 실내 자전거를 10분 타면 면역세포 숫자가 상당히 많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투르쿠대 연구팀은 최근 암 진단을 받은 유방암 환자 20명(37~73세), 림프종 환자 7명(20~69세)에게 실내 자전거를 타게 했다. 참가자들의 체력을 감안해 자전거의 페달 저항을 조절했고 운동 전후 등에 참가자들의 혈액 검체를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유방암 환자의 혈류에서 면역 세포 수가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NK(자연살해) 세포 수가 130% 증가하는 등 총 백혈구 수(29%), T세포 수(34%), B세포 수(18%), 중간 단핵구 수(51%)가 모두 늘었다. 림프종 환자의 면역세포 수도 상당히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암 환자의 심박수가 늘고 혈압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면역세포가 혈류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수행된 전 임상연구(동물 실험) 결과를 보면 운동이 암에 걸린 동물의 면역체계 기능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는 걸로 드러났다. 숫자가 늘어난 면역세포는 종양 부위로 옮겨가 암세포를 파괴했다. 연구팀은 “운동은 암에 걸릴 위험과 암 치료 부작용을 줄이고 암 환자의 삶의 질과 예후(경과)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예전엔 암 환자가 그냥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최근 운동의 중요성이 드러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면역세포가 혈류로 이동한다. 가볍거나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10분 동안만 지속해도 암과 싸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가 늘어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물론 암 환자의 몸 상태는 각기 다르므로 담당 의사와 상의한 뒤 운동 하는 게 좋다. 암 환자가 좋아하는 운동을 찾아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하는 게 바람직하다. 집에서 투병을 하는 암 환자에겐 실내용 자전거 타기 외에 천천히 걸어서 가까운 슈퍼마켓에 갔다 오는 등 아주 가벼운 운동이 적당하다.
연구팀은 운동으로 늘어난 면역세포의 종양세포 파괴 여부 및 강도를 확인하는 임상연구(암환자 임상시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가지 연구 가운데 림프종 환자 연구 결과(Acute exercise mobilizes CD8+ cytotoxic T cells and NK cells in lymphoma patients)는 ≪프런티어스 인 피지올로지(Frontiers in Physiology)≫에, 유방암 환자 연구 결과(The effect of acute exercise on circulating immune cells in newly diagnosed breast cancer patients)는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