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지고, 당귀 뜨고...” 건기식품 지각 변동
◆2015년 개별인정형 건기식품 품목별 점유율(출처=식약처)
지난해 이른바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백수오등복합추출물(갱년기 여성건강) 판매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당귀혼합추출물(면역기능)의 생산은 80%나 급증(2014년 396억원-2015년 714억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당귀가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1일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생산실적은 1조 8,230억원으로 2014년(1조 6,310억원)에 비해 11.8% 증가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가짜 백수오 사건에도 불구하고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면역기능 개선 제품이나 비타민 등과 같은 영양보충용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은 당귀혼합추출물(면역기능)이 714억원으로 1위(22.3%)를 차지했다. 이어 백수오등복합추출물(갱년기 여성건강) 380억(11.9%), 황기추출물등복합물(키 성장) 266억원(8.3%), 헛개나무과병추출분말(간 건강) 255억원(8.0%), 미역 등 복합추출물(체지방 감소) 183억(5.7%) 등의 순이었다.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가 제품의 안전성, 기능성을 개별로 인정한 원료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 지난해 개별인정형 제품의 생산은 3,195억원으로 2014년(3,177억원)에 비해 0.6% 증가에 그쳤다. 이는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백수오등복합추출물의 생산실적이 380억원으로 2014년(1,193억원)에 비해 급감했기 때문이다.
1위를 차지한 당귀혼합추출물은 식약처로부터 ‘면역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생리활성기능 2등급)’이란 내용으로 기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일부 제품에는 관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당귀(當歸)의 한자 의미는 ‘남편이 집에 돌아온다’는 의미로, 시집가는 신부가 반드시 챙겨야 할 상비약(부인약)이라는 뜻에서 비롯됐다. 깊은 숲속에서 자라는 당귀는 암녹색, 자주빛을 띠며, 굵기는 직경이 2-3cm, 키는 1.5m 정도이다.
동의보감에는 월경이 고르지 않거나 자궁출혈이 있을 때 먹으면 좋다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당귀나 당귀혼합추출물은 임산부, 수유중인 여성, 월경불순이나 출혈성 질환이 있는 여성의 경우 의사와 꼭 상담한 후 섭취해야 한다.
◆2015년 건기식품 품목별 점유율(출처: 식약처)
개별인정형 상위5개 제품의 비중은 56.3%(1,799억원)로 2014년 백수오 등 상위 5개 제품이 70%를 차지했던 것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해 총 89종류의 개별인정형 제품이 판매됐다. 2014년 77종류, 2013년 78종류와 비교하면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양한 기능의 제품으로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부터 판매된 황기추출물등복합물(키성장, 266억), 와일드망고종자추출물(체지방 감소, 173억)이 상위 10개 제품에 포함되었다. 미역 등 복합추출물(체지방 감소)이 190%(2014년 63억-2015년 183억), 과채유래유산균(피부건강)이 96%(14년 57억-15년 112억) 등도 급성장했다.
또한 면역기능 개선, 비타민 및 무기질 등의 건기식품 생산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1년 이후 감소 추세였던 홍삼제품의 생산실적이 6,943억원으로 2014년(6,330억원)에 비해 9.7% 증가했다. 비타민 및 무기질 제품은 2014년 1,415억원에서 지난해 2,079억원으로 47% 늘어났다.
식약처는 “소득 증가에 따른 건강 중시형 소비 증가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건기식품 산업 발전을 위해 기능성 평가 체계 개선, 기능성 원료 개발 기술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