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문 닫아야 하나?” 얼굴 노래진 성형외과

 

서울 강남역 부근 J 성형외과 원장은 요즘 들어 무의식중에 달력을 보곤 한다. 그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직 방학이 시작되지 않았나”라고 자문하다가 최근엔 “방학이 시작됐는데 예년과 달리 환자가 늘지 않는데 이러다간…”하고 중얼거리고 있다.

“방학 특수가 뭐였더라?”

성형외과 의사들의 얼굴이 노랗게 변하고 있다. 성형외과는 여름 방학과 휴가 시즌, 겨울 방학이 양대 특수인데, 올해에는 방학 특수가 완전히 사라진 것. 서울 강남역, 압구정역 등의 성형외과 의원 가운데에서는 환자가 조금씩 줄어들다가 여름 방학에도 늘지 않아 임대료 걱정을 해야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일부 의사들은 ‘한안피성’의 차례대로 타격을 받고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한의원, 안과, 피부과에 이어 성형외과도 문 닫는 병원이 속출할 것이라는 걱정이다. 중산층이 지갑을 닫고 있는데다가 경쟁이 치열해 수술비가 갈수록 내려가 똑같은 환자를 봐도 수익은 감소하고 있다고 볼멘소리다.

서울 압구정동의 S성형외과 이 모 원장은 “대형 성형외과 몇 곳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저가 경쟁을 주도해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금은 겨우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성형외과 개원가에서는 그동안 국내 환자가 줄자 중국인 환자 유치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중국인 환자를 통한 수익도 줄고 있다.

대형 성형외과가 의료관광의 가격 파괴를 주도하고 있는데다가 중국 환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격을 알고 오기 때문에 다른 병원에 비해 싸게 해줄 수밖에 없어 같은 수의 환자를 봐도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게다가 일부 성형외과는 불법 브로커들에게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하기 때문에 수익을 벌충하기 위해 ‘바가지 수술비’를 받고 있어 한국 성형외과 전체의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있다. 중국인 환자들 사이에서 한국 성형외과가 바가지를 씌우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한국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까지 돈다는 것.

M성형외과 김 모 원장은 “성형외과에 부가가치세까지 부담시키면 병원 부담이 늘거나 가격 인상 효과가 생겨 병원 수익성이 더욱 더 악화될 것”이라면서 “여름방학의 환자 감소가 가을, 겨울로 이어지면서 문 닫는 병원이 속출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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