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패배, 미네이랑의 비극



미네이랑의 비극이라고나 할까요? 오늘 아침 세계 축구팬들의 눈을 비비게 만드는 사건이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벌어졌습니다. 월드컵 준결승에서 브라질이 독일에 7대1로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브라질은 공격을 이끌 네이마르가 콜럼비아와의 8강전에서 다쳐, 주장이자 수비의 고갱이인 티아구 실바가 경고가 쌓여 나서지 못해 불리했지만 이렇게 무너질 줄 상상한 사람이 있었을까요? 이전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독일에 2전2승을 거뒀고, 개최지가 브라질인데….

브라질은 토마스 뮐러의 첫 골에 흔들렸고 클로제의 두 번째 골에 우르르 무너져 버렸습니다. 둘 다 의미 있는 골입니다. 뮐러는 득점 순위 2위에 올라 지난 대회에 이어 득점왕 2연패라는 금자탑이 유력해졌습니다. 클로제는 36세의 나이에 월드컵 통산 16골을 기록,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세운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독일은 월드컵 대회 팀 통산 득점이 216골에서 223골이 되면서 브라질의 221골을 단숨에 역전시키며 월드컵 대회 통산 최다 득점국가로 나섰습니다.

브라질로서는 이번 비극이 1950년 ‘마라카낭의 비극’을 뒤잇는 참사로 보입니다.

1950년 월드컵도 브라질에서 열렸지요. 2차 세계대전 직후여서 많은 나라가 참가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가 유일하게 티켓을 얻었지만 축구화 사용을 의무화하자 대회 직전 출전을 포기했습니다. 인도 국가 대표 팀은 2년 뒤 헬싱키 올림픽에 맨발로 출전해 멋진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전 두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던 이탈리아 팀은 1년 전 대표선수 10명이 포함된 이탈리아 리그 최강 토리노 팀의 선수단 18명이 비행기 사고로 전원사망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됐습니다. 우여골절 끝에 영국이 출전했지만 약체 미국에 1대0으로 패해 영국과 미국의 일부 언론들이 ‘영국 1대0 승,’ 또는 ‘영국 10대0 승’으로 오보를 내보낸 사건도 이때 벌어졌지요.

브라질은 첫 우승의 기대에 들끓었습니다. 당시에는 결승리그로 우승팀을 가렸는데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은 브라질과 우루과이, 스웨덴, 스페인의 네 나라가 올라왔지요. 브라질은 스웨덴을 7대1, 스페인을 6대1로 대파했습니다. 스페인전에서는 브라질 관중이 스크럼을 짜고 광분하다 2명이 죽고 260명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브라질은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 우루과이와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어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후반전 3분 프리아사가 첫 골을 터뜨리자 브라질 전역이 들끓었습니다. 경기 중에 축포가 터졌습니다. 그러나 축구공은 역시 둥글었습니다. 브라질 감독은 “수비, 수비”라고 외쳤지만 관중의 목소리에 묻혔고 흥분한 수비수들은 공격에 가담하느라 수비 공간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결국 우루과이의 스키아피노가 후반 21분 동점골을 터뜨리더니, 종료 10분을 남기고 멋진 크로스로 기지아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습니다. 브라질은 한순간에 축제가 비극으로 바뀌었습니다. 경기장에서만 67명이 실신했습니다. 2명이 심장마비로 숨졌고 2명은 자살했습니다. 집집마다 조기가 걸렸고 리우데자네이루의 주택가 골목은 창밖으로 던져진 텔레비전과 라디오들이 즐비했다고 합니다.

브라질 축구역사에서 미네이랑의 비극은 마라카낭의 비극을 뛰어넘는 참사로 기록될 듯합니다. 브라질은 월드컵 4강 전 최다 스코어 차 패배로 망연자실한 상태입니다. 삼바 음악은 더 이상 흘러나오지 않겠지요. 벌써 브라질 축구팬들이 국기를 태우며 분노하고 있다는 외신이 들어오고 있네요.

하지만 ‘전쟁’에서 한쪽의 비극은 다른 한쪽의 잔치이지요. 독일 국민은 승전보에 축배를 들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축구에 이토록 미칠까요? 축구의 마력은 무엇일까요?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의 준결승전, 그리고 결승전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월드컵에서 확인된 삶의 진실

○징크스는 없다. 과거는 과거일 따름이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숱한 징크스가 깨어졌다.
○축구도 공부다. 팀 전체가 전략 전술, 트렌드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안주하면 지고, 변화하면 이긴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이긴다. 알제리, 코스타리카 등의 선전이 입증한다.
○자신을 방어하고 빠르게 공격한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패스의 축구 자리를 ‘역습의 축구’가 차지했다. 역습에서 중요한 것은 공간의 지배와 스피드다. 빠른 자가 화려한 자를 이기는 축구가 대세였다. 기업 현실에서도 적용될 수가 있다.
○자신만의 색깔이 없는 팀은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다. 자신만의 색깔은 곧 창조를 의미한다.
○선수들에 있어서도 창의력이 없는 플레이는 아무 것도 성취하지 못한다.
○기본기가 없이는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다. 축구의 기본기는 90분을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체력과 골을 소유하는 기술이다.
○팀이 개인을 이긴다. 천하의 호날두도 전술적으로 뭉친 팀과 맞붙을 때 한계가 있었다.
○축구는 운의 영향을 받는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유난히 오심이 많았다. 상상하지 못했던 퇴장도 생긴다. 그러나 대체로 운이 나빠도 이길 팀은 이기고, 기회가 주어져도 질 팀은 진다.

오늘의 음악

오늘 출근길에 두 라디오 방송에서 똑같은 노래가 흘러나오더군요. 장마에 어울리는 곡이어서 그런가요?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Sultans of Swing’입니다. 둘째 곡은 7월의 록이죠? 유라이어 힙의 ‘July Morning’ 준비했습니다. 마지막 곡은 가사가 가슴을 찌르는 우리 가요입니다.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 Sultans Of Swing [다이어 스트레이츠] [듣기]
♫ July Morning [유라이어 힙] [듣기]
♫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 [양희은]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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