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잘 자려면…배변훈련처럼 수면훈련도 필요하다

'잠'을 미루지 말아야, 일관된 수면 패턴 등 바른 습관이 중요

어린이 잠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잘 자지 못하면 피곤함 외에 정신적 , 신체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들이 건강하고 똑똑하게 자라길 바란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적절한 수면이다. 하지만 최근 불면증이나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아이들이 제대로 잘 수 있도록 부모가 할 수 있는 노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적절하고 질 좋은 수면은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기초로 특히 아이들에게 충분한 수면은 균형 잡힌 식사, 꾸준한 운동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심장협회(AHA)’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어린이나 청소년이 단순한 피로 이상의 문제를 겪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족한 수면은 청소년의 체중 증가, 비만, 혈압 및 인슐링 저항성 증가는 물론 심장, 뇌, 심지어 면역체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물론 자녀의 연령이나 체질, 가정 환경 등에 따라 수면 지침은 당연히 달라질 수 있고 사실 달라져야 맞다. 일률적으로 적용해 성공할 수 있는 비법은 없지만 자녀가 최대한 잘 잘 수 있도록 돕는 일반적인 방법을 알아두면 보다 쉽게 효과적인 수면 지침, 목표를 세울 수 있다.

‘잠’을 우선 순위로

해야 할 일을 우선해 잠을 뒷전으로 미루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숙제, 혹은 맞벌이 부모와 함께 하는 늦은 저녁 식사, 가족과의 스포츠 경기 시청 등을 위해 잠을 줄이는 것은 규칙적인 수면 습관 형성에 방해가 된다. 특정 시각에 잠을 청하는 것은 물론 수면 시간을 일정하고 충분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므로 자녀들이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세심한 일정 조율이 필요하다.

잘 자는 법’ 가르치기

배변훈련처럼 아이들이 우리 몸이 보내는 졸리다는 신호를 알고 잠자리에 들 때를 구분하는 법 등을 제대로 알도록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 어디서 어떻게 자는 것이 숙면에 도움이 되는지, 눈꺼풀이 처치는 것 등이 졸리다는 신호라는 것을 알려주고 스스로 제 때에 잠을 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일관된 수면 패턴이다. 일정한 취침, 기상시간을 지키고 숙제를 다 끝내면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워 책을 읽다 잠을 청하는 식의 일관된 루틴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곁에 부모 등 누가 없어도 잘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자다가 깼을 때도 혼자 잠드는 법을 익히도록 하는 것 역시 수면 장애를 줄일 수 있다.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한 자녀에게 너무 이른 취침시간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 청소년이라면 최대한 자녀의 일정 안에서 올바른 수면 습관을 갖고, 수면 시간을 늘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취침시간을 강요하기 보다는 침대는 잠잘 때만 사용하도록 누워서 게임을 하거나 숙제를 하지 않도록 하거나 카페인이 든 음료 등은 피해 푹 잘 수 있도록 돕는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이 권장하는 연령별 수면 시간은 △영유아 11~14시간 △미취학 아동 10~13시간 △학령기 아동 9~11시간 △청소년 8~10시간 △성인 7~9시간 △노인 7~8시간이다.

취침 1시간 전 스마트폰 끄기

아이들의 수면 시간을 줄이고 숙면을 방해하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는 적어도 취침 1시간 전에는 끄는 습관을 들인다. 스크린에서 나오는 청색광은 신체 수면리듬과 수면 조절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을 방해할 수 있어 좋지 않다. ‘미국의학협회(JAMA) 네트워크’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약 7097쌍의 양육자와 아동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1세의 스크린 사용 시간 증가가 2-4세의 의사소통 및 문제 해결의 발달 지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늦게까지 게임 등에 매달리지 않게 하려면 디지털 기기 사용시간을 정해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억지로 스마트폰을 빼앗아 못하게 하기보다는 왜 이런 노력을 하고 통제가 필요한지 충분히 이해시키고 허용할 때는 최대한 그 시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멜라토닌 복용은 신중해야

자녀가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약물을 통한 멜라토닌 보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멜라토닌 구미’를 복용했다가 응급실로 이송되는 사례가 늘어 사회적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국내 등 상당수 국가에서 멜라토닌을 복용하려면 처방전이 필요하지만 미국에서는 건강보조식품으로 판매해 남용이 쉽다. 멜라토닌의 단기적 복용은 어린이에게도 안전하다는 의견이지만 아직 장기 복용과 관련한 연구나 데이터가 많이 부족한 상태다.

자녀의 숙면을 위해서는 약물보다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올바른 수면 습관을 길러주고 취침 공간과 생활 공간을 분리하거나 빛이 들어오지 않도록 방에 암막 커튼을 달고 잠이 잘 오는 백색소음을 찾아 들려주는 등 더 나은 수면 환경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수면 부족이 일상 생활에도 영향을 준다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고 멜라토닌 처방 등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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