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물로 머리 감기”…Z세대 ‘노샴푸’ 유행, 탈모와 두피엔?

노샴푸(No-shampoo), 노푸(No-poo) 트렌드...전문가들 “유분, 먼지 등 덜 씻길 수도”

샴푸, 린스를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머리를 감는 노샴푸 트렌드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틱톡 ‘kainoalam’(왼쪽) / 틱톡 ‘humza.islam’]
해외 Z세대 사이에서 ‘노샴푸(No-shampoo)’ 트렌드가 유행하고 있다. 말그대로 샴푸와 린스를 사용하지 않고 물로만 머리를 감는 방식이다.

최근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노샴푸 트렌드가 근 몇 년간 인기를 끌고 있다. 노푸 트렌드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유행에 편승한 소년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저마다 경험담을 공개했다.

카이노아 람이라는 남성은 자신의 틱톡에 노샴푸 트렌드의 장점에 대한 영상을 게재했다. 7개월 전 샴푸를 중단한 뒤 머리카락이 더 두꺼워지고 부드러워지는 등 이득을 봤다는 설명이다. 영상에서 그는 “샴푸 사용을 멈춘 후 머리카락이 굵어지고 질감도 좋아졌다”며 “냄새도 훨씬 좋아졌으며 원하지 않는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남성도 “노샴푸 트렌드를 접한 처음에는 살아있는 지옥이라 생각했지만 이제는 머리카락이 훨씬 더 건강해졌다”고 밝혔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이들은 샴푸없이 머리를 감은 후 “머리카락이 빠지고 비듬이 생겼다”, “1년간 샴푸를 하지 않았더니 거의 대머리가 될 뻔 했다” 등 부작용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샴푸를 사용하지 않으면 두피 자극, 비듬, 모발 성장 방해 등 각종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영국 런던의 피부 및 두피 전문가인 아나스타샤 테레아누 박사는 “(두피, 머리카락의) 땀, 기름, 먼지가 모낭을 막으면 머리카락이 잘 자라지 않을 수 있다”며 “샴푸를 쓰지 않는 것은 염증이 악화하고 두피 등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피부과 의사도 “물로 머리를 감으면 두피가 머리카락을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양의 유분을 조절하고 생성한다는 이론에 기반을 둔다”며 “하지만 저는 이 정보에 대한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피와 머리카락은 먼지, 기름, 땀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려면 계면활성제가 필요하다”며 “세제를 쓰는 것처럼 물만으로는 먼지와 기름 등을 없앨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한때 유행…두피 문제 있다면 오히려 악화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노샴푸 트렌드가 탈모 해결책으로 떠오르며 시도하는 사람이 많았다. 탈모 해결 등이 목표는 아닌 것으로 추정되지만, 노샴푸 체험기를 약 1년간 개인 블로그에 기록한 이도 있었다. 그는 “두피 손상이나 탈모같은 부정적인 변화도 없고, 갑자기 머리카락이 많아지거나 두피가 건강해지지도 않았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해외의 전문가 의견과 각종 후기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노샴푸 트렌드가 두피와 머리카락 건강을 지키는 이로운 방법이라고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계면활성제나 샴푸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에게는 샴푸를 사용하지 않는 게 도움될 순 있지만 만능 해결사는 아닌 것이다.

두피에 문제가 있다면 노샴푸 트렌드를 실천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피지와 유분이 제대로 씻겨나가지 못해 트러블이 생기거나 염증이 심해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자신의 두피 상태에 맞는 샴푸로 노폐물을 깨끗이 없애는 게 중요하다.

노샴푸 트렌드가 탈모를 막는다는 의학적 근거도 없다. 피치못할 사정이 아니라면 노샴푸 트렌드를 무작정 따르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샴푸로 깨끗하게 머리를 헹구는 게 중요하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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