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소파 뜯어먹어?” 3살 아이…자꾸 이상한 것 섭취, 왜?

이식증(이미증) 걸린 세살 아이 사연...페인트, 회반죽, 머리카락, 끈, 헝겊 등 먹는 경우 많아

이식증은 음식이 아닌 흙이나 쓰레기, 종이, 머리카락 등 영양가가 없는 물질을 지속적으로 먹는 증상이다. 이식증에 걸린 3살 스테이시(맨 왼쪽)가 집에서 뜯어 먹은 벽지와 소파의 모습 [사진=’뉴욕포스트’ 보도내용 캡처]
영국 웨일스에서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스테이시 아헤른(25)은 세 살 된 첫째 딸아이가 집안 곳곳에서 위험한 물건을 먹지 않도록 하루종일 지켜봐야 한다. 장난감에서 양초 왁스, 식물, 소파까지 아이는 말 그대로 집안에 있는 모든 걸 먹어치우려고 한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이식증을 앓고 있는 윈터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미증이라고도 불리는 이식증은 음식이 아닌 흙이나 쓰레기, 종이, 머리카락 등 영양가가 없는 물질을 지속적으로 먹는 증상이다.

윈터는 생후 13개월 무렵까지만 해도 점차 말하고 걷는 등 보통 아이와 다름없이 자랐다. 입에 물건을 넣기도 했지만 아기라 그럴 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아이는 갑자기 말을 하지 않았고, 비정상적인 식습관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그후 윈터는 섭식장애인 이식증 진단을 받았고, 추가 검사 후에는 자폐증 진단까지 받았다.

아이는 벽지를 뜯어먹고 소파 속 폼, 장난감의 털실, 식물, 양초 왁스 등 생각지도 못한 물건들을 먹기 시작했다. 가장 끔찍했던 건 액자를 부수고 유리 조각을 먹으려는 모습을 목격했던 일이다.

아헤른은 “자폐증이 있는 아이에게 이식증이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아이가 “무슨 일이 있어도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는 방법을 찾아낸다”고 말했다. 윈터가 다양한 질감을 원한다고 생각한 아헤른은 아이에게 감각적으로 다양한 자극을 주기 위해 여러 가지 놀이를 마련해주고, 이식증 환자를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씹을 수 있는 목걸이를 준비하기도 했다.

아헤른은 “의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며 아이가 자라면서 병이 나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먹을 수 없는 물건 먹는 이식증

이식증은 나이가 어린 아이에게서 빈번하게 나타나며 어른에게서는 흔하게 목격되지 않는다. 보통 만 1세에서 2세 사이에 나타나며, 초기 아동기 동안 스스로 완화된다. 전형적으로 섭취하는 물건은 연령에 따라 다양하다. 어린 아동은 페인트, 회반죽, 머리카락, 끈, 헝겊 등을 먹는 경우가 많고 연령이 높은 아이들은 동물의 배설물, 모래, 곤충, 잎, 자갈 등을 먹기도 한다.

이식증과 관련된 특성으로 정신지체, 비타민 결핍, 무기질 결핍 등이 있다고 보고되지만, 특별한 생물학적 이상은 발견되지 않는다. 빈곤이나 무지, 아동학대, 부모의 정신병리적 문제, 발달 지체, 자극 부족, 가족의 혼란 등이 이식증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행동치료의 일환으로는 약한 전기자극이나 불쾌한 소리, 냄새 등을 이용한 혐오치료, 정적·부적 강화 기법, 행동조성법, 과잉교정방법 등이 적용된다. 납 중독과 같은 합병증이 있는 경우는 내과적 치료가 필수이며, 철분이나 아연 결핍을 치료하면 이식증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심리사회적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심리사회적 환경요소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가족상담, 행동치료, 환경치료 등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2000년 응용 행동 분석 저널(Journal of Applied Behavior Analysis)에 발표된 한 연구는 간단한 종합비타민 보충제가 일부 경우에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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