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데서나 맨발로 걷는 건 위험”…봄맞아 요주의

틱톡 트렌드 ‘맨발걷기’에 美족부전문의 경고…조성 후 잘 관리하는 ‘황톳길’은 어떨까?

흙길만 보면 맨발로 걷는 사람이 꽤 많다. 상처와 감염으로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잘 관리되는 길을 골라 조심스럽게 걷는 게 바람직하다. 당뇨병, 족저근막염 환자는 맨발걷기를 피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틱톡에선 ‘모든 곳 맨발걷기(Go barefoot everywhere)’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맨발걷기 황톳길 등을 신발을 벗고 걷는 사람이 적지 않다. 봄을 맞아 많은 사람이 맨발걷기에 나설 것 같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헬스데이’는 15일(현지시간) 미시간대 의대가 이같은 맨발걷기 트렌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 대학은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인 여러분, 주의하세요. 틱톡 ‘전문가’들을 무시하고 신발을 신으세요”라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미시간대 의대 사리 프리샌드 박사(족부 전문의)는 “우린 ‘고인돌 가족 플린스톤(The Flintstones)’이 아니다. 아무 데서나 맨발로 걷는 것은 위험하다. 신발을 신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인돌 가족 플린스톤’은 1994년 나온 미국 영화 제목이다. 이 영화는 1960년대 ABC방송에서 방영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시트콤(166부작)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헬스데이 보도 내용에 의하면 맨발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틱톡에 맨발로 공공장소에서 발을 드러내는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맨발걷기 트렌드를 살리기 위해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밑창을 잘라낸 신발을 신기도 한다. ‘신발 착용 의무 규정’을 피해가기 위해서다. 맨발걷기 마니아들은 맨발로 걷는 게 매우 자연스럽고 발 건강에도 좋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어싱(Earthing, 접지효과)’으로 몸 안의 활성산소가 없어지고 염증도 사라지는 등 면역력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성된 맨발걷기 황톳길 적지 않아…잘 관리하는 코스 택해 걸어야 안전

이에 대해 프리샌드 박사는 “신발을 벗으면 여러 가지 면에서 발이 위험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유리, 먼지, 파편 등 이물질을 밟아 상처를 입거나 긁히거나 물집이 생겨 각종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맨발로 다닐 때 우려되는 또 다른 위험으로는 발가락, 손톱, 발톱 등의 무좀이다. 무좀에 걸리면 발이 가렵고 따갑다. 바이러스 감염 위험도 높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치료하기 힘든 발바닥 사마귀를 일으킬 수 있다.

프리샌드 박사는 “이런 병을 치료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병원 방문, 약물 치료, 때로는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성공적으로 치료하더라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맨발로 다니면 수영장, 헬스클럽, 호텔 등 어디에서든 바이러스, 박테리아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샌드 박사는 그러나 “적절하게 청소된 표면에서는 괜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국내에 조성된 맨발걷기 황톳길은 관리가 상당히 잘 되는 편이다. 서울에는 대모산·양재천 황톳길(강남구)을 비롯해 안산 황톳길(서대문구), 우장산 황톳길(강서구), 발바닥공원 황톳길(도봉구), 중랑천 제방 황톳길(노원구) 등 각 지방자치단체 별 맨발걷기 황톳길이 조성돼 있다. 이밖에 대전 계족산 황톳길은 관리를 잘 하기로 유명하다. 길이가 14.5km나 된다. 이 지역 기업인 조웅래 회장의 기여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리샌드 박사는 신발 밑창의 제거 사례와 관련해 “그 부분을 도려내는 것은 신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없애는 것이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맨발로 다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각종 감염에 노출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발에 감각이 없는 당뇨병 환자 등의 경우, 감염 위험이 큰 파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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