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아이들 전염병 비상…온몸에 빨간 물집 올라온다면?

발열 등 감기와 비슷…영·유아에서 환자 집중

수두에 걸리면 가려움을 동반한 수포성 발진이 보통 머리에서 나타나 이후 몸통과 팔·다리로 퍼지는 양상으로 나타나며, 수포는 가피를 남기고 호전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학기에 접어들면서 유아원, 어린이집,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을 위협하는 바이러스 감염병으로 수두(水痘)와 수족구(手足口)가 꼽힌다.

질병관리청은 수두를 금년도 봄철에 유행할 주의 질환으로 공표했다. 수두와 수족구는 3월부터 서서히 전염이 일어나면서 4월부터 환자가 늘어나고 5월부터는 급격한 환자 증가추세가 이어진다.

질병관리청 감염병통계를 보면, 2023년 발생한 수두 환자는 총 2만 6916명이었다. 2022년 1만 8547명보다 상당히 늘었다. 5세 단위로 보면 5∼9세에서 환자가 가장 많고 10∼14세, 0∼4세 환자도 상당하다. 상반기에는 유아원, 유치원, 초등학교 등의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해 5월에 정점을 찍으며 서서히 감소한다. 하반기에는 10월부터 다시 늘기 시작해 12월에 정점에 이른다.

수족구병은 4월 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6월 중순 또는 7월까지 유행한다. 5세 이하 영유아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어린이집이나 유아원 등 집단생활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 유아원에서 주로 감염이 전파하면서 집에 있는 어린 동생들에게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족구 환자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과 2021년 각각 3만 3210명과 1만 6328명으로 급감했지만, 2022년 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이면서 25만 5849명으로 다시 크게 늘었다.

수족구 진단 후 고열·무기력, 중증 합병증 가능성

수족구병은 병명 그대로 손, 발, 입안의 안쪽 점막과 혀, 잇몸 등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침, 가래, 콧물, 대변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영유아는 기저귀가 닿는 부위에 수포가 발생하기도 한다. 발진은 발보다 손에서 더 흔하다. 발열, 두통과 함께 설사, 구토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물을 삼키거나 음식을 섭취하기 어려워 탈수 증상을 겪게 된다. 흔히 열나는 감기와 비슷하다. 미열이 있거나 열이 없는 경우도 있다. 입안의 물집이 터져 궤양이 생기면 음식을 먹을 때 아프기 때문에 제대로 먹지 못한다.

수족구병을 진단받은 영유아가 △38℃ 이상의 열이 48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39℃ 이상의 고열이 있는 경우 △구토·무기력증·호흡곤란·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을 때 비틀거리는 경우 등에는 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지만, 간혹 탈수나 합병증으로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면서 “아이가 잘 먹지 못하고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 탈수를 의심하고, 열이 심하면서 머리나 배를 아파하고 토하거나 늘어진다면 뇌수막염이나 심근염 등을 의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족구병은 현재 백신이 없다. 따라서 예방을 위해서는 우리 아이들이 손씻기를 생활화하도록 지도하는 등 개인위생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또 장난감, 놀이기구, 집기 등을 소독하는 등 환경을 청결히 한다. 비말(침방울)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침 예절도 준수하도록 한다.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는 열이 내리고 입의 물집이 나을 때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수두증상 사라진 후 신경절에 잠복, 대상포진 유발

수두는 감염자의 기침과 재채기 시 나온 수두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서, 또는 수포 병변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전파한다. 발진, 발열, 두통, 식욕상실 등의 증상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가려움을 동반한 수포성 발진은 보통 머리에서 나타나 이후 몸통과 팔·다리로 퍼지는 양상으로 나타나며, 수포는 가피를 남기고 호전된다.

특별한 치료제 없이 대증적인 치료만으로 호전 경과를 밟는다. 환자의 나이, 이전 건강 상태, 감염의 범위와 치료 시기에 따라 중등도 이상의 심한 수두 질환의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다.

해열제로는 ‘라이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아스피린 대신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한다. 라이증후군이란 인플루엔자나 수두 등 바이러스 질환에 걸린 소아에게서 발생하는데, 아스피린 등 살리실산 제제의 복용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급성 뇌증과 함께 간의 지방 병변을 초래하는 질환으로 심한 구토와 함께 경련, 혼수,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전에 수두를 앓은 사람은 이미 수두에 대한 면역력이 있으므로 수두 환자와 접촉하더라도 다시 감염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면역이 저하된 사람은 여러 차례 앓을 수도 있다.

수두에 감염되면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바이러스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시기에 신경절을 따라 통증과 가려움을 동반하는 수포로 발현한다. 다름 아닌 대상포진이다. 50세 이상이 대상포진의 취약 연령대이다. 대상포진을 앓았다는 것은 전에 수두를 앓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수두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

수두는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금기사항이 없는 생후 12~15개월의 모든 소아에서 시행한다. 수두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소아로서 정기접종 시기(생후 12~15개월)에 접종을 받지 못한 소아는 만 13세 미만일 경우 1회 접종, 만 13세 이상은 4∼8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한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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