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골밀도 검사는 문제가 많다”

[송무호의 비건뉴스] 골다공증의 불편한 진실(2)

골밀도(BMD) 검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재 논란이 되는 골다공증 진단 기준인 골밀도(BMD, bone mineral density) 수치는 1994년 거대 제약회사의 후원을 받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스터디그룹(study group)에서 건강한 20대 후반 여성의 골밀도를 정상의 기준으로 잡고 그 기준에서 1.0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아래를 골감소증(osteopenia), 2.5 표준편차 아래를 골다공증(osteoporosis)이라 정하면서 시작되었다 [1].

이들은 제정 당시, 표준편차 2.5를 기준으로 골다공증이라 진단을 붙이면, 50세 이후 폐경 여성의 무려 30%가 자동으로 골다공증에 해당하여 과잉진단(overdiagnosis)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나 임의로(arbitrary) 정하고 밀어붙였다 [2].

골밀도 검사는 뼛속에 있는 칼슘 등 무기질 양을 방사선을 사용하여 측정한 결과를 티스코어(T-score)로 나타내는데 -1 이하는 ‘골감소증’이라 진단하고,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문제는, T-score라는 게 건강한 동년배의 뼈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일생 중 가장 골밀도가 높은 20대 후반의 뼈와 비교한 수치라는 것이다. 20대 후반 여성은 임신, 출산, 수유를 위해 칼슘 등 미네랄이 많이 필요하니 뼈가 크고 튼튼한 게 당연하다.

하지만 폐경 후 여성은 더 이상 그렇게 많은 미네랄이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불필요한 골량을 줄이고 몸을 가볍게 만들어 활동하기 편하게 만드는 것이 정상적인 자연 현상. 따라서 60~70대 여성 뼈를 20대 후반 여성 뼈와 비교하는 건 한마디로 이치에 맞지 않는 난센스(nonsense)다 [3].

미국의 경우, 폐경 후 여성 중 65세 미만은 44%, 65세 이상은 70%가 T-score -1 이하인 골감소증으로 나왔으며, 이들 중 45%가 T-score -2.5 이하인 골다공증으로 약 처방이 필요하다고 한다 [4]. 따라서 현재의 T-score 기준으로 골다공증을 진단하면 너무 많은 환자를 양산해 내고 불필요한 약물 처방이 남발되는 문제가 있다 [5].

또한, 인종에 따라 개인의 최대 골밀도(peak bone mass)는 50~100%까지 다른데, WHO 기준인 서양 여성 골밀도를 동양인에게 적용하면 과잉진단이 될 수 있다 [6].

골밀도 검사가 골절이 일어날지 예측해주진 않는다

한번 정한 기준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 여러 가지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이다.

골절을 예측하는데 골밀도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나이다. 사실 건강한 50~60대 여성에게 고관절 골절이 일어날 확률은 1000명당 연간 1명 이하로 매우 낮아(아래 그래프) 전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80대가 되면 1000명당 연간 4~5명으로 증가한다 [7].

그래프 출처: M Sakuma et al. Journal of Bone and Mineral Metabolism 2014.

또 수술이 필요하고,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려, 의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고관절 골절(hip fracture)이 일어나는 평균 나이는 약 80세다 [8] (다행히 요즘은 수술 기법과 재료의 발달로 수술 후 2~3주 지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따라서 50~60대 건강한 여성에게 고관절 골절 예방을 위한 약을 권하는 것은 과잉치료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골절이 일어나는 경우, 낮은 골밀도가 하나의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골밀도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문제는 낙상이다. 65세 이상 약 9700명 여성에게서 일어난 골절을 10년간 관찰한 대규모 연구를 보자.

골다공증 기준인 T-score가 -2.5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은 고관절골절 28%, 척추골절 21%, 손목골절 16% 그리고 모든 골절을 통틀어서 불과 15%만이 골다공증 기준에 부합하였다. 즉, 골절 환자의 85%는 낙상 때문에 골절이 생긴 것이지, 골밀도가 낮아서 골절이 생긴 게 아니다 [9].

그 외의 많은 연구에서도 골절이 일어나는 중요 원인은 낙상의 양상, 즉 낙상 시 높이, 외력, 방향, 기전, 충격 받은 부위에 달려 있지 단순히 골밀도가 골절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10, 11, 12, 13, 14, 15].

또한, 고령층에서 골절이 일어나는 주요 원인은 나이가 듦에 따라 근육량이 감소하고 근력이 약해져 몸의 균형을 잘 잡지 못하는 근감소증(sarcopenia)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단순히 약을 써서 골밀도만 높인다고 골절이 예방되는 것도 아니다 [16, 17, 18].

골다공증약도 골절을 막아주지 않는다

따라서 골밀도 수치만 가지고 골절의 발생을 예방한다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생각이고 “공허한 용어”(empty term)라 했고 [19], 노인성 골절이 발생하는 가장 큰 위험요소는 낙상인데도 여러 의사가 낙상 예방에는 별 관심이 없고, 골밀도를 높이는 약을 쓰는 데만 열중인데 그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핀란드 헬싱키대학 예르비넨(Järvinen) 교수가 지적했다 [20].

골밀도 검사로는 누구에게 골절이 일어날 것인지를 예측할 수도 없기에 폐경 후 여성에게 루틴으로 하는 검사는 불필요하다 [21]. 골밀도 검사로 단위 면적당 들어있는 미네랄 양을 측정하여 뼈의 단단함(hardness)을 알 수는 있지만, 골절에 저항하는 힘인 인성(toughness)에 중요한 콜라겐(collagen)은 측정할 수 없다 [22].

골절이 일어나는 것은 콜라겐, 미세구조(microarchitecture), 골 형성 및 재형성(bone modeling and remodeling) 균형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뼈의 질(bone quality)이 낮아서이지, 단지 칼슘 등 미네랄이 나타내는 뼈의 양(bone quantity) 부족이 원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은 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에게 골밀도 검사를 해서 환자로 만든 후 약을 파는 것은 ‘질병 장사’(disease mongering)라 했고 [23, 24],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사람에게 약을 투여하는 것은 과잉치료로 건강을 오히려 해칠 수 있다 [25, 26]. 의료 소비자들의 주의를 필요로 한다.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WHO Study Group. Assessment of fracture risk and its application to screening for postmenopausal osteporosis. Geneva: World Health Organization 1994. (WHO technical series 843).
2. R Moynihan, R Sims, J Hersch, et al. Communicating about overdiagnosis: Learning from community focus groups on osteoporosis. PLos One 2017;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70142.
3. R Moynihan, I Heath, D Henry. Selling sickness: the pharmaceutical industry and disease mongering. BMJ 2002;324: 886-891.
4. CI Rohr, A Sarkar, KR Barber, JM Clements. Prevalence of prevention and treatment modalities used in populations at risk of osteoporosis. J Am Osteopathic Assoc 2004;104:281-287.
5. TJ Wilkin, D Devendra. Bone densitometry is not a good predictor of hip fracture. BMJ 2001;323(7316):795-797.
6. J Dequeker. Osteoporotic fractures, ageing, and the bone density T-score. Clinical Rheumatoly 2000;19:171-173.
7. M Sakuma, N Endo, T Oinuma, et al. Incidence of osteoporotic fractures in Sado, Japan in 2010. Journal of Bone and Mineral Metabolism 2014;32:200-205.
8. E Hernlund, A Svedbom, M Ivergard, et al. Osteoporosis in the European Union: medical management, epidemiology and economic burden. Archives of Osteoporosis 2013;8:136.
9. KL Stone, DG Seeley, LY Lui, et al. BMD at multiple sites and risk of fracture of multiple types: long‐term results from the Study of Osteoporotic Fractures. Journal of bone and mineral research 2003;18(11):1947-1954.
10. J Parkkari, P Kannus, M Palvanen, et al. Majority of hip fractures occur as a result of a fall and impact on the greater trochanter of the femur: a prospective controlled hip fracture study with 206 consecutive patients. Calcif Tissue Int 1999;65:183-187.
11. M Palvanen, P Kannus, J Parkkari, et al. The injury mechanisms of osteoporotic upper extremity fractures among older adults: a controlled study of 287 consecutive patients and their 108 controls. Osteoporos Int 2000;11:822-831.
12. SE Carter, EM Campbell, RW Sanson-Fisher, WJ Gillespie. Accidents in older people living at home: a community-based study assessing prevalence, type, location and injuries. Australian and New Zealand Journal of Public Health 2000;24:633-636.
13. SN Robinovitch, L Inkster, J Maurer, B Warnick. Strategies for avoiding hip impact during sideways falls. J Bone Miner Res 2003;18:1267-1273.
14. P Kannus, K Uusi-Rasi, M Palvanen, J Parkkari. Non-pharmacological means to prevent fractures among older adults. Ann Med 2005;37:303-310.
15. P Nordström, F Eklund, U Björnstig, et al. Do both areal BMD and injurious falls explain the higher incidence of fractures in women than in men? Calcified tissue international 2011;89:203-210.
16. T Cederholm, AJ Cruz-Jentoft, S Maggi. Sarcopenia and fragility fractures. European Journal of Physical and Rehabilitation Medicine 2013;49(1):1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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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AZ Moore, G Caturegli, EJ Metter, et al. Difference in muscle quality over the adult life span and biological correlates in the Baltimore Longitudinal Study of Aging. J Am Geriatr Soc 2014;62:230-236.
19. TLN Järvinen, P Kannus, H Sievänen. Bone quality: Emperor’s new clothes. J Musculoskelet Neuronal Interact 2008;8(1):2-9.
20. TLN Järvinen, H Sievänen, KM Khan, et al. Shifting the focus in fracture prevention from osteoporosis to falls. BMJ 2008;336:124.
21. D Marshall, O Johnell, H Wedel. Meta-analysis of how well measures of bone mineral density predict occurrence of osteoporotic fractures. BMJ 1996;312:1254-1259.
22. P Zioupos. Ageing human bone: factors affecting its biomechanical properties and the role of collagen. Journal of Biomaterials Applications 2001;15(3):187-229.
23. R Moynihan, D Henry. The fight against disease mongering: generating knowledge for action. PLoS Med 2006;https://doi.org/10.1371/journal.pmed.0030191.
24. R Moynihan, I Heath, D Henry. Selling sickness: the pharmaceutical industry and disease mongering. BMJ 2002;324: 886-891.
25. R Moynihan, J Doust, D Henry. Preventing overdiagnosis: how to stop harming the healthy. BMJ 2012;344, https://doi.org/10.1136/bmj.e3502.
26. R Moynihan, R Sims, J Hersch, et al. Communicating about overdiagnosis: Learning from community focus groups on osteoporosis. PLos One 2017;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70142.

    송무호 의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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