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 무서워” 3살 英아이, 섭취 거부로 영양실조…왜?

음식 거부하며 정상적인 식사 어려워...주로 아동에게 잘 발생하는 섭식장애 일종 겪어

영국의 세 살배기 소년이 음식에 대한 두려움을 겪는 사연이 공개됐다. 입을 통한 일반적인 식사가 어려웠던 그는 비위관(약물이나 영양 투여를 위한 콧줄)을 삽입해 영양을 공급받아야 했다(왼쪽). 배 부위 내시경을 통해 위장관에 직접 영양을 투여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하기도 했다(오른쪽). [사진=뉴욕포스트 보도 캡처]
영국의 세 살배기 소년이 음식을 무서워한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최근 미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영국의 올리버 테일러(3)는 2살부터 음식 섭취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올리버는 음식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회피성 제한 음식 섭취 장애(ARFID)로 진단받았다. 발생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다.

일종의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그는 정상적인 식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음식, 액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1년 넘게 입을 통해 아무 음식도 먹지 않은 것이다. 이런 식습관은 영양실조와 탈수로 이어졌다.

올리버의 어머니인 엠마 테일러는 “2살 정도 아이들은 섭식 장애 진단을 받을 수 있다”며 “올리버는 자폐증상도 있어 감각, 두려움 등에 대한 부분이 중요한데 음식을 굉장히 무서워한다”고 말했다.

올리버는 영양 보충을 위해 영양공급 튜브에 의존해야만 했다. 2023년의 수많은 날들 동안 그는 튜브로 영양분을 얻었다. 작년 4월에는 위장관에 튜브를 장착하기도 했다. 튜브를 통해 영양을 보충한 그의 체중은 다시 증가했다. 다만 가족들과의 가족 파티나 생일 등을 함께 하긴 어려웠다. 현재 그는 음식 두려움 극복을 위해 전문 영양사의 도움을 받고 입으로 다시 음식을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음식 흥미 떨어지고 특정 음식 거부하는 질환…편식, 까다로운 입맛과는 달라

회피성 제한 음식 섭취 장애는 특정 음식을 거부하는 증상을 보이는 병이다. 음식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특정 색깔, 촉감, 냄새, 형태, 맛 등에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주로 아동에게 잘 발생하기 때문에 영양 결핍뿐만 아니라 성장 부진도 함께 동반된다. 발병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극심한 불안과 공포, 주변 환경, 트라우마 등 심리적 문제로 인해 나타난다.

특별한 계기없이 회피성 제한 음식 섭취 장애가 발생한 경우 단순히 입맛이 까다롭거나 편식하는 것이라 착각할 수도 있다. 편식과 차이점은 회피성 제한 음식 섭취 장애를 겪는 아이는 식욕이 떨어지고 전반적인 식사량이 현저히 감소한다.

올리버처럼 가족과 함께 먹는 식사 자리에 참여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타인과 식사하는 행위를 비롯 정상적인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두려워하는 음식을 먹을 때뿐 아니라 근처에만 있어도 구토, 호흡곤란을 겪는다. 치료는 환자가 느끼는 두려움의 원인을 찾고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심리치료 등으로 이뤄진다.

우리나라도 깡마른 몸이 트렌드…섭식장애 환자 수 상당할 것으로 추정

국내에서도 회피성 제한 음식 섭취 장애를 포함한 섭식장애 환자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섭식장애 환자 수는 2017년 8168명에서 2021년 1만900명으로 늘었다. 다만 체계적으로 섭식장애 유병률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점, 신체 노화로 인한 노인들의 섭식장애까지 포함된 수치임을 고려하면 통계 결과가 왜곡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 섭식장애 유병률은 인구의 3%다.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155만 명에 달한다. 실제 국내에서는 ‘뼈말라(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매)’ ‘키빼몸(키에서 몸무게를 뺀 값)’ 등 키워드가 유행하고 있다. 깡마른 몸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어 실제 환자 수는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섭식장애는 전문적인 치료를 받기 전까지 진단이 어렵다. 평소 살이 찔 것이라는 불안감, 음식을 먹고 토를 하는 반복적인 습관, 특정 음식을 거부하는 현상 등이 발생한다면 섭식장애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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