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갈등’ 국외 여론전…정부·의협, 외신 상대로 정당성 홍보

조규홍 장관, 블룸버그 인터뷰...의협은 외신기자단과 간담회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박인숙 대외협력위원장 [사진=뉴스1]
의대 증원을 놓고 한치 물러섬 없이 부딪치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가 ‘국외 여론전’에도 적극 나섰다. 정부는 외국 유력 매체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어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

6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5일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와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조 장관은 정부의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과 명령이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의사단체 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 장관은 “모든 한국 국민은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보장받는다”면서도 “정당한 사유 없는 집단 사직서 제출은 현행 의료법과 형법을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헌법상 보장된 자유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단 사직서 수리 제한 등 행정명령은 집단 사직 등으로 명백히 초래될 국민 보건 위해를 방지하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 장관은 한국의 의사 증원이 비과학적이라는 세계의사회(WMA)의 비판에 대해 “의대 정원 확대는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계 등 사회 각계와 논의하고, 40개 의대의 수요 조사를 기반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같은 날 의협도 외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국회의원 출신인 박인숙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40여년 간 대한민국에서 소아심장 의사로, 의대 교수로 살았지만 지금처럼 모욕과 협박을 느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증원의 직격탄을 맞을 분야는 이공계와 산업계로, 의대 증원 때문에 젊은이들이 의대 입시에 올인함으로써 대한민국 산업계가 망가진다. 이는 국가 자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세계의사회 루자인 알코드마니 회장 [사진=대한의사협회 유튜브 캡쳐]
또한 의대 증원안을 정치적 목적으로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급박한 상황도 아닌데 의대 정원을 갑자기 2000명 늘리려는 건 한 달 뒤 총선에서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며 “의대 정원 확대로 금전적 이득을 얻는 대학 총장에게 증원 규모를 물어보는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몇 마리 줄(받을) 거냐고 묻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날 의협은 세계의사회 루자인 알코드마니 회장의 지지 영상을 공개했다. 루자인 회장은 “개인적 사유로 사직하는 것을 저지하고 학교 입학 조건을 규제하려는 한국 정부의 시도는 잠재적 인권 침해”마며 “의료계에 가하는 강압적인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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