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세브란스-고려대 등 하루 휴진… “진료과 통째 휴진은 없어”

평시 대비 20%대 중반 휴진... 향후 투쟁 수위 높아질 지에 관심

지난 29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 대강당에서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사직서 전달을 마치고 가운을 반납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에 반발한 의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대형 병원들이 1일 휴진이 본격화했다. 아직 까지는 사전 예고와 함께 기존 진료 일정을 조정한 덕에 실제 병원 현장에선 큰 혼란은 크지 않지만, 투쟁 수위가 높아질 경우 환자들의 불편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산하 병원 3곳과 세브란스병원, 고려대 안암·구로병원,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병원 소속 교수들이 1일 휴진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해당 병원에선 외래진료와 검사, 수술 등의 기존 진료 일정을 일부 중단한다. 다만, 이들 교수의 휴진은 각 의대 교수 비대위 차원의 결정으로, 교수들은 자율적으로 동참 여부를 선택한다.

이날 서울대 의대 교수들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휴진하고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주제로 긴급 심포지엄을 진행한다. 정부의 의대증원과 의료개혁 정책을 점검한다는 목적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등 산하 3곳의 수련병원이 휴진의 영향을 받곤 있으나, 의료 현장의 혼란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휴진율은 대체로 평시 대비 20%대 중반 정도로 추정된다. 교수들이 진료과장과 논의해 개별적으로 휴진을 결정한 데다 사전에 환자에게도 이를 안내해 기존 진료와 검사 일정은 조정한 상태기도 하다.

한 관계자는 “수술 일정 일부도 영향을 받긴 했으나, 외래에 대한 영향이 더 크다”면서 “일부 교수들이 휴진은 했지만, 정상적으로 출근해 원내에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외래 진료를 통해 추가로 수술을 진행하긴 어렵겠지만, 응급 이송 환자 중 긴급수술이 필요하다면 종전처럼 담당 교수에게 호출(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병원 진료는 정상 운영 중”이라면서 “개별적으로 결정했기에, 휴진하지 않는 교수들도 많고 통째로 전체 진료과가 쉬는 곳은 없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이나 고려대의료원 산하 안암·구로병원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극히 일부 교수가 휴진하긴 했어도, 개별 진료과 전체나 병원 차원에서 휴진하는 것은 아니라 사실상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일부 보도처럼 완전히 문을 닫는 ‘셧다운’ 같은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일부 교수들이 대외적으론 ‘세게’ 말했어도 실제론 정말 병원에 나오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실이나 중증환자 치료는 원래대로 이어지고 있고 외래 환자들도 평상시처럼 오고 있어 진료를 거부할 순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 역시 의대 교수들의 휴진에도 의료 현장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4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은 “의료공백이 커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진료유지명령 등 강제적인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극단적으로 중증환자 등까지 전면 치료를 중단하는 상황은 실제로 발생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휴진을 시작으로 하루 휴진 혹은 주 1회 휴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3일에는 울산대 의대 산하 서울아산병원, 강릉아산병원, 울산대병원과 가톨릭대 의대 서울성모병원 등이 휴진한다. 외래 진료와 비응급 수술을 멈춘다. 충북대병원은 이미 지난 5일부터 매주 금요일 휴진을 진행 중이기에 3일에도 휴진할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과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등이 포함한 성균관대 의대의 경우 특정 휴진일을 정하지 않고 각 교수가 자율적으로 주 1회 외래나 수술 등 진료 없는 날을 정할 계획이다.

    최지현 기자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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