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비만 인구 10억 명 넘어섰다”

1990년에 비해 어린이‧청소년은 4배, 성인은 2배 이상 증가

2022년 기준 세계적으로 8억8000만 명의 성인과 1억5900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비만상태로 나타났다. 1990년과 비교했을 때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율은 4배, 성인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으로 비만에 해당하는 인구가 10억 명을 넘어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랜싯(Lancet)》에 발표된 비전염병위험요인협력단(NCD-RisC) 연구진의 연구를 토대로 CNN이 보도한 내용이다.

논문의 주저자인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대(ICL) 공중보건대의 마지드 에자티 교수(환경보건학)는 “세계비만연맹의 이전 추정치는 2030년까지 세계 비만 인구가 1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지만 2022년 이미 그를 초과했다”며 그 빠른 속도에 놀랐다고 밝혔다. 이는 대부분 저소득 및 중산층 국가에서 저체중 형태의 영양실조가 비만으로 빠르게 전환한 결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원을 받는 NCD-RisC 1500여 명 연구진이 190여 개국 2억2000만 명 이상의 키와 몸무게 측정 결과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진은 건강에 해로운 영양실조의 형태인 저체중과 비만의 비율에 초점을 맞췄다. 성인들은 체질량지수(BMI)가 30이상이면 비만으로, BMI가 18.5 미만이면 저체중으로 분류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적으로 8억8000만 명의 성인과 1억5900만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비만상태로 나타났다. 1990년과 비교했을 때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율은 4배, 성인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에자티 교수는 “1990년 전 세계 대부분의 성인들 사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던 비만의 유행이 이제는 학령기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반영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WHO의 프란체스코 브랑카 영양식품안전국장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양부족과 비만은 건강한 식단에 대한 접근성 부족이라는 같은 문제의 두 얼굴”이라고 말했다.

비만율이 증가한 반면, 저체중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감소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비만율은 세계 3분의 2 국가의 저체중 비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저소득 국가와 중간 소득 국가, 특히 폴리네시아와 미크로네시아, 카리브해, 그리고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이 국가들은 현재 많은 부유한 산업화된 국가의 비만율보다 더 높다. 특히 통가, 미국령 사모아, 나우루 같은 남태평양 섬나라의 2022년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아 성인 인구의 60% 이상이 비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브랑카 국장은 “과거 우리는 비만을 부자들의 문제로 생각해왔지만 비만은 세계 공통의 문제가 됐다”라고 말했다. 놀랍게도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은 국가에 미국을 제외하고 부유한 국가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에자티 교수는 밝혔다. 이는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영국이 비만 유병률 최고국가들로 분류됐던 WHO의 가장 최근 세계 비만분석이 이뤄졌던 2017년의 데이터와 가장 큰 차이였다.

브랑카 국장은 이러한 변화는 공공 정책의 지배를 받지 않은 전 세계적으로 식품 시스템이 빠르게 재편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비만과 저체중은 많은 나라에서 공존하고 있으며 두 가지 형태의 영양실조를 모두 해결하는 ‘이중 의무’ 정책 개입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의 3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여전히 건강한 식단을 먹을 여유가 없다며 식품제조업체에 대한 감시를 개선하고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식품에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공공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모유 수유 촉진과 지원, 가당 음료에 대한 과세, 어린이 대상 식품마케팅 규제, 학교와 같은 공공기관의 영양가 있는 식품 제공 등이다.

프랑스의 경우 산업, 소비자 및 연구 수준에서 영양 정책의 목표를 설정하는 국가 계획인 국가 영양 산테 프로그램을 시행해 비만율이 늘어나는 것을 막는 고무적 결과를 얻었다. 남미 국가들은 지방, 설탕 및 염분 수치에 대한 명확한 경고를 포함하는 포장 전면 영양 표시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브랑카 국장은 멕시코가 가당 음료에 대한 과세를 주도했으며 칠레에서는 가공 식품을 어린이에게 판매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건강한 식단과 신체 활동을 통합하는 지역 사회 개입이 특히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23)02750-2/fulltext)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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