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은 병이 아니다”

[송무호의 비건뉴스] 골다공증의 불편한 진실(1)

우리나라 54세부터 66세까지 여성은 국가 건강검진을 통해 무료로 골다공증(osteoporosis)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국가에서 여성 건강을 위해 배려하는 정책이라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그래서 중년 여성들이 각종 의료기관에서 골다공증 검사를 많이 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골다공증 검사는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EXA, 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이라는 골밀도 측정 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침대에 5분 정도만 누워있으면 되는 간단한 방법이다. 곧바로 결과지가 출력되고 담당의는 결과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골다공증이 있으시군요, 약을 좀 복용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뭐라고요? 평소에 내가 건강관리를 잘해 왔는데 골다공증이 있다고요?”

의료현장에서 흔히 보는 풍경이다. 그날부터 환자가 되어버린 여성은 이리저리 궁리하며 약을 먹어야 하나 마나를 고민하게 된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골절 위험이 커 위험하다고 하던데 어떻게 하지? 골다공증약은 독하다고 하던데 괜찮을까? 그동안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거지?”

하루 아침에 ‘골다공증’ 환자가 돼 버린 여성들

한국건강관리협회 ‘2021년 통계 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50세 이상 여성 10명 중 4명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2022년 대한골대사학회에서 발간한 ‘골다공증 진료지침 2022’에서도 골 감소증 인구가 50세 이상 인구의 48%에 이르기에 골절 예방을 위한 장기적 예방 대책이 절실하다고 한다 [1].

의사들을 교육하는 연수강좌에서도 50세 이상 폐경 후 여성 3명 중 1명이 골다공증이며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한다(2021년 대한골대사학회 제24차 골다공증 연수강좌).

어떻게 이렇게 한국인의 뼈가 갑자기 약해졌을까? 유전자가 갑자기 바뀌었나?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약 30년 전 정형외과 전공의 때나 지금이나 골절 환자들이 특별히 많이 늘지도 않았는데 왜 이 난리지? 뼈를 연구하는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뼈라는 것은 대단히 튼튼한 조직이다. 필자는 뼈를 자르고 붙이는 수술을 일상으로 하는 정형외과 의사라 누구보다도 뼈의 성질을 잘 안다.

골다공증성 골절, 즉 노인성 골절 중 임상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는 대퇴골(femur)의 강도를 측정한 보고서에 따르면 정상인은 자기 체중의 20배나 되는 무게를 견딜 수가 있고,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에도 자기 체중의 11.5배 무게를 견딜 수 있다고 한다. 심지어 넘어졌을 때도 자기 체중의 8.7배를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대퇴골(골반골과 만나 고관절을 구성)은 우리 몸에서 가장 강한 뼈라 골절이 그리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2].

최근 발표된 한국인 고관절 골절빈도를 보면 2008~2012년 5년간 50세 이상 골절빈도는 여자 15.8% 증가, 남자 10.9% 증가하였다고 하나, 2001~2010년 10년간 나이를 보정한 골절 빈도에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 [3].

즉,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고관절 골절빈도가 늘어난 것일 뿐, 특별히 뼈가 약해져서 골절이 많이 생긴 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던 걸까?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의협신문 https://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4788
2. B Van Rietbergen, R Huiskes, F Eckstein, P Rüegsegger. Trabecular bone tissue strains in the healthy and osteoporotic human femur. Journal of bone and mineral research 2003;18(10):1781-1788.
3. BS Kim, JY Lim, YC Ha. Recent epidemiology of hip fractures in South Korea. Hip & Pelvis 2020;32(3):119-124.

    송무호 의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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