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조명 쬐면 혈당 낮아진다?”…당뇨병 혈당관리에 도움

적색광 노출, 미토콘드리아에 영향...식후 혈당 급증 막는데 도움

혈당
적색광 요법이 혈당 수치를 낮춰 당뇨병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붉은색 조명을 쬐는 적색광 요법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생명광학저널(Journal of Biophotonics)》에 발표된 영국 런던시티대 연구에 따르면 적색광 요법이 건강한 참가자의 혈당 수치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니지만 연구진은 해당 요법이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당뇨병 환자에게도 유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적색광 15분 노출, 혈당 수치 감소

연구진은 당뇨가 없는 건강한 성인 3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모두 물 150ml에 설탕 75g을 녹인 설탕물을 마시게 하되 한 쪽 그룹은 설탕물을 마시기 45분 전 15분간 파장 670nm의 적색광 치료를 받게 했다. 이후 2시간 동안 15분마다 혈당 수치를 기록한 결과 적색광에 노출된 그룹은 대조군보다 혈당이 27.7%, 최고 혈당이 7.5% 낮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지만 당뇨병 환자들이 대상인 경우도 적색광이 식후 혈당의 급상승을 막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적색광 노출 후 혈당 수치가 감소한 것은 미토콘드리아를 자극해 에너지 생산을 더 늘리게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에는 포도당이 필요하기 때문에 급증한 포도당을 끌어 써 혈당 수치를 낮출 수 있다는 것.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핵 바깥에 있는 부분으로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 역할을 한다.

연구에 참여한 마이클 포우너 박사는 건강매체 ‘메디컬뉴스투데이(MedicalNewsToday)’와의 인터뷰에서 “빛이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영향을 주고 이것이 세포 및 생리적 차원에서 우리 몸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라면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적색광에 15분간 단 한 번만이라도 노출하면 식사 후 혈당 수치를 낮출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LED 사용 급증, 적색광 중요성 커져

적색광 요법은 레이저나 기타 장치를 사용해 신체 특정부위에 저파장 적색광 혹은 근적외선을 노출하는 것을 말한다. 주름, 검버섯, 흉터 등을 개선하는 피부 치료에 주로 사용되며 최근 몇 년은 다른 질환에 대한 잠재적 치료법으로 적색광을 주목하는 연구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하고 이에 따라 LED에 노출되는 사람이 늘면서 적색광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햇빛에는 적색광과 청색광이 균형을 이루며 함께 존재하지만 스마트폰 화면, 자동차, TV 등에 사용되는 LED는 블루라이트 즉, 청색광이 주를 이룬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블루라이트에 오래 노출되면 적색광에 반응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약화시켜 에너지 생산이 줄고 유방암 등 특정암, 제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인다.

소규모 연구는 한계, 새로운 시도 긍정

하지만 이번 연구가 소규모 연구로 결과를 그대로 받아 들이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니퍼 쳉 미국 뉴저지 소재 대학 내 의료센터 내분비학 과장은 “포도당 대사에 이상이 있는 환자가 적색광에 영향을 받는지, 참가자 규모가 커졌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면서 “연구 참여자의 경우도 체질량 지수, 지방량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많은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당뇨 환자의 운동 지속을 위해 야외 활동을 권장했지만 야외 활동이 다른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당뇨 환자를 도울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라며 새로운 접근을 계속 시도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약 5억 3,700만 명으로 2030년에 6억 4,300만 명, 2045년에는 7억 8,3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뇨병 환자의 90~95% 가량이 제2형 당뇨병으로 자가면역질환인 제1형과 달리 제2형 당뇨는 혈당 관리 약물과 생활습관 변화 등을 통해 관리와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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