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구강 테이프’…입 막다가 자칫 죽을수도?

배우 기네스펠트로, 축구선수 엘링 홀란 등도 쓰지만...수면장애 있는 환자에겐 '독'

구강 테이프는 자는 도중 입을 벌리지 않도록 도와 구강 호흡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인스타그램 ‘tessdaly’]
수면 중 입벌림 방지용으로 쓰는 구강 테이프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수면 중 구강 테이프를 사용하면 코로 숨 쉬는 데 수월하지만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구강 테이프는 자는 도중 입을 벌리지 않도록 돕는제품이다. 입을 열고 자는 습관에 의한 구강 호흡을 막기 위한 것이다.

밤새 입으로 숨을 쉬면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건 이미 수많은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입 안이 건조해져 세균이 증식하기 쉬운 환경이 되고 입 냄새, 잇몸질환의 위험이 커진다. 과도한 구강 호흡은 턱과 치아의 발달에도 악영향을 줘 부정교합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입 다문 상태에서 입술 주변에 붙이는 구강 테이프…유명 배우부터 축구선수도 사용

구강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구강 테이프는 잠들기 전 입을 다문 상태에서 입술 주변에 붙이면 된다. 윗입술과 아랫입술 모두 쉽게 열 수 없도록 해 잠자는 동안 코로 숨을 쉬는 것을 유도하는 원리다. 유명 헐리우드 배우 기네스펠트로와 맨체스터시티 축구선수 엘링 홀란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강 테이프를 쓰는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구강 테이프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황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아이는 구토물을 내뱉지 못해 질식, 사망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의 과학 저널리스트 제임스 네스토르는 “인구의 약 60%가 잠을 자는 동안 입으로 숨을 쉬지만 어딘가 아프지 않는 이상 입이 아닌 코로 숨을 쉬어야 한다”면서도 “구강 테이프를 사용한다면 입 전체가 닫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에겐 위험 커…입 전체 막지 않도록 주의해야

수면장애의 일종인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에게도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다가 숨이 막히면 재빨리 입을 벌려 숨을 쉬어야 하지만 구강 테이프 사용 시 입을 바로 벌리는 게 어려워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서던캘리포니아대(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수면 전문가 라즈 다스굽타 박사는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이 있으면 구강 테이프를 사용하는 게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사용 전 전문의와 상담을 충분히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구강 테이프는 국내에서도 예능 등 방송을 통해 여러 번 등장했다. 했다. 다수 연예인들이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구강 테이프를 소개했다. 가수들은 수면 중 목 건조함을 막아주는 제품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특정 질환이 없다면 구강 테이프로 수면 습관을 교정하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안전하게 사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린아이는 가급적 사용을 피하는 게 안전하다. 성인은 자는 도중 숨이 막히거나 답답함을 느끼면 무의식이라도 테이프를 쉽게 제거할 수 있지만 영유아는 그렇지 않다. 코가 심하게 막혀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코와 입으로 숨을 쉬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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