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염증 킬러’ TYK2, 지긋지긋 어른 건선 구원 투수?

서울성모병원 방철환 교수 "주사제와 견줄 만한 경구제로 주목"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방철환 교수. [사진=원종혁 기자]

만성 피부질환인 판상 건선 치료 분야에 새로운 경구제 옵션이 등장했다. ‘소틱투(성분명 듀크라바시티닙)’는 하루 한 번 먹는 표적 약물로, 판상 건선 치료에 효과가 있다.

아직 보험급여 적용은 되지 않아 실제 처방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사제 사용에 부담이 컸던 환자들에는 또 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계 전문가들도 치료제의 효과를 놓고는 상당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방철환 교수는 “기존 생물학적제제(주사제)에 견줄 만한 경구용 약제로 소틱투의 효과는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25일 열린 한국BMS제약의 경구용 판상 건선 치료제 소틱투 미디어 세션에 연자로 참석한 방철환 교수는 이같은 전문가 의견을 밝혔다.

소틱투는 작년 8월 전신치료, 광선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등도-중증의 성인 판상 건선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이 약물은 판상 건선 치료제로는 유일하게 TYK2에 선택적으로 작용을 한다. 이 물질은 건선 발병에 주요 경로인 인터루킨(IL)-23 및 IL-17 신호전달에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틱투는 이러한 TYK2 신호를 타깃해 건선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졌다.

방 교수는 “현재 절반 가량의 판상 건선 환자들이 불충분한 치료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편적인 치료제를 사용하는데, 소틱투는 기존 약제들에 비해 약물의 타깃이 명확하다”며 “면역 T세포 중에서도 특정 사이토카인만을 표적해 작용하기 때문에 안전성과 함께 높은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상 건선은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비(非) 전염성 만성 피부질환이다. 발병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신체의 면역학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병률은 약 3%, 환자 수는 15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전체 건선 환자의 20% 정도가 중등도 이상의 심각한 증상을 경험한다는 점이다.

증상은 피부에 좁쌀 같은 붉은 발진과 함께 발진 부위에 은백색의 피부 각질이 겹겹이 쌓이고, 발진이 손바닥만한 크기로 커지기도 한다. 임상 형태별로 판상 건선, 물방울 모양 건선, 농포성 건선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판상 건선은 전체 환자의 80~9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흔한 유형이다.

건선 치료에 사용되는 옵션은 국소치료법, 광치료법, 전신치료법, 생물학적제제 등이 있다. 이때 약물 치료는 증상의 중등도에 의해 결정되며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하게 된다.

25일 열린 한국BMS제약의 미디어 세션에서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방철환 교수가 소틱투의 임상 결과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원종혁 기자]
방 교수는 “전신에 걸쳐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건선은 특히, 사회 활동이 활발한 청년층에서 발병률과 중증도의 위험도가 가장 높다”며 “이런 건선 환자들에게 새로운 작용을 하는 치료 옵션이 마련된 것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환자들은 기존 치료요법으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이상반응 등으로 인해 주사제인 생물학적제제 외에는 별다른 선택권이 없던 상황이었다”며 “소틱투는 투약편의성이 높은 경구제로 환자들의 수요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틱투는 건선 환자의 증상 정도를 나타내는 건선 중증도 지수(PASI) 개선과 관련해서도 좋은 치료 성적을 보고하고 있다.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건선 병변의 75% 이상의 개선을 뜻하는 PASI 75 지표가 66%로 확인됐다. 방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1세대 생물학적제제라고 하는 ‘휴미라’나 ‘스텔라라’와 비교해도 비슷한 치료 성적”이라며 “먹는 약으로 주사제와 치료 효과를 견줄 수 있다는 부분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소틱투의 약값은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한국BMS제약 마케팅팀에 따르면 “치료적 효과가 생물학적제제와 비슷한 위치의 유일한 경구제로서 향후 급여 받기를 기대한다”며 “협의 이후 구체적인 상황이 나오면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소틱투는 용량 조절이 필요없는 6mg 단일 용량으로 허가를 받았다. 음식 섭취와 상관 없이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용법으로 높은 투약 편의성을 제공한다. 다만, 이 약은 복용 전 결핵 평가를 하며 생백신과 동시에 투여해서는 안 된다. 복용 과정에 있어서도 감염 징후와 증상이 나타나는지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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