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장 질환자 급증…화장실 들락거리니 직장생활 힘들죠”

[Voice of Academy 8-인터뷰] 대한장연구학회 김태일 회장

김태일 대한장연구학회 회장은 “최근 20~30대 젊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며 장 건강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르면 10대에도 생기는 염증성 장질환은 평생 가는 병입니다.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거리게 만들 수 있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려요. 국내에서도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관심과 주의가 절실합니다.”

최근 장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유산균 시장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한국인의 장 건강은 위태롭다. 대장암은 여전히 한국인에게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최근 10년간 국내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2배나 늘었다.

염증성 장질환은 대한장연구학회가 가장 주목하는 분야다. 대장내시경 검사 활성화 등으로 용종성 장질환인 대장암은 감소 추이를 보이는 반면 면역성 질환의 일종인 염증성 장질환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학회 김태일 회장(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20~30년 전 국내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던 장질환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면서 “장 관리 및 치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없는 병이다. 설사, 복통, 식욕 감퇴, 미열 등이 흔하게 나타난다. 증상의 종류와 정도는 환자마다 다양하며, 서서히 나타날 때도 있지만 갑자기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수시로 화장실에 들락거릴 수도 있으며 갑작스런 증상 악화로 사회생활이 지장을 받기도 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돼 2번이나 총리직을 중도 사임한 바 있다.

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환자 절반이 20~30대

김 회장은 “환자들은 질환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 뿐만 아니라 사회적 오해로 인해 자존감이 크게 떨어지기도 한다”면서 “염증성 장질환은 사회적 이해와 지지가 필요한 질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염증성 장질환이 늘고 있다는데, 크론병 등은 아직 많은 이들에게 낯선 것 같다.

“흔한 병은 아니다. 국내 환자가 7만명 정도 된다. 다만 빠르게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병이 생기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 며칠 약 먹으면 낫는 일반 장염과는 다르다. 염증성 장질환은 설사나 복통 등 여러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졌다를 반복한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완전한 치료가 어려우며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라면 환자 교육이 특히 중요하겠다.

“그렇다. 제대로 관리를 하면 증상을 다스리면서 일상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다. 우리 학회가 다양한 건강강좌를 열고 지부를 통해 여러 교육활동을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강연을 통해 치료와 식단 관리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을 인쇄물로 만들어 배포하기도 한다.”

-주로 어떤 연령층에서 발병하나?

“어린 시절에 많이 생기기 때문에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 20~30대가 전체 환자의 약 50%를 차지한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활발히 활동해야 하는 연령대여서 병으로 겪는 어려움과 고통이 더 크다. 수시로 화장실을 들락거리면서 자신감이 떨어지고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기도 한다. 때문에 장연구학회가 여는 건강강좌에 심리케어 코너를 따로 마련하기도 했다. 회사원이 설사나 복통으로 결근이 잦아지면 주변인들에게 오해를 사기 쉽다. 앞서 언급했듯이 염증성 장질환이 뭔지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탓이다. 결국 경제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사회적으로도 손실이다.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 새로운 약제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원인은?

“직접적 근거가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서구식 식생활 패턴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염증성 장질환과 종양성 장질환 모두 고지방·고열량 음식들을 많이 섭취하는 서구 선진국에서 흔히 생기는 질병이다. 최근 20년 간 우리나라는 식생활은 물론 생활습관 등 여러 면에서 서구를 닮아가고 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국내에서 환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유전도 영향을 미치나?

“한때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크론병을 유전병이라고 했다. 병에 걸리면 평생 장루(배 밖으로 연결한 인공 배설 통로)를 차고 다녀야 한다는 식으로 묘사됐는데, 분명 잘못된 정보다. 유전병이 아니라 유전적 소인이 있을 뿐이다. 이런 정보는 환자들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킨다. 염증성 장질환 발병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본다.  면역 불균형 및 여러 염증 관련 외부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산균 먹는다고 장건강 보장되는건 아냐 

유산균은 최근 국내 건강식품계의 신흥 강자다. 다양한 형태의 유산균 제품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유산균 열풍이 매우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 건강을 위해 중요한 것은 유익균이 잘 살 수 있도록 장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유익균이 특정 약제처럼 어떤 질병을 예방하거나 고칠 수 있다고 오해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유산균 열풍이 거세다. 꼭 챙겨 먹어야 하나?

“장 안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균들이 함께 있다. 상호작용을 한다. 사람마다 장 내 세균 구성도 다 다르다. 특정 균이 모든 이에게 효과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상당히 부족하다. 물론 특정 균을 먹어서 효과를 본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건 해당 균이 그 사람의 장에 잘 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게 다른 모든 이에게 동일한 효과를 낸다는 보장은 없다. 다만 장 건강에 좋다고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하나 있다. 그 것은 바로 ‘다양성’이다. 장에 다양한 종류의 균이 있으면 많은 질환에 있어서 호전되거나 예방을 돕는다. 사람의 장에는 좋은 균과 나쁜 균이 공존한다. 소위 말하는 나쁜 균을 아예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 좋은 균과 나쁜 균이 얼마나 조화롭게 공존하는 지가 장 건강의 핵심이다. 다양성은 어떤 유산균을 많이 먹는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건강한 생활을 하고 건강한 식사를 하면 된다. 식이섬유를 많이 먹어서 장내 세균에게 충분한 먹이를 공급해야 한다. 유산균은 많이 먹지만 동시에 건강에 안 좋은 고지방식이나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소용없다는 말이다.”

-장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내시경을 자주 받는 사람들이 있던데.

“장을 깨끗이 잘 비우고 장 내시경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진이 검사를 했다면, 그 다음엔 5~10년 뒤에 내시경을 해도 된다. 그렇게 권장한다. 그러나 가족 중에 대장암 걸렸던 이력이 있으면 의사와 상의한 뒤 주기를 정하면 된다. 용종(폴립)이 있었다면, 크기나 조직 특성에 따라 다음 검사 주기를 결정하면 된다. 가이드라인이 다 마련돼 있다. 우리나라는 회사 지원 등으로 좀 과하게 하는 사례도 있는데, 지나치게 자주 하는 것은 오히려 여러 측면에서 건강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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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c*** 2024-01-03 17:23:14

      나도 젊어서 소화기 문제로 40대후반까지 고생좀 했읍니다 아침식사후 속이아퍼 따뜻한 아름목에 배 깔고 업드려 20~30분 지나 안정된후 출근하곤 했고 암초젤엠 을 달고 살았읍니다 50넘어 발효효소 100% 만들어 하루 %~10 cc 먹기시작 2년정도에 소화기 불편증 소멸 80대인지금까지 병원 가지 않읍니다 소화기 가 만병을 물리친 결과라니.... 100% 발효효소에 있읍니다 만인이 공통 임 ..분명 합니다 돈 한잎 드리지 않고 누구나 건강 백년 보장 합니다 단; 100%발효돼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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