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거미줄 같은 혈관이…여성에 2배 많은 ‘이 질환’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군에서 특히 발병률 높아

하지정맥류의 주요 원인으로는 직업 및 자세, 유전, 나이, 성별, 임신, 비만 등이 꼽힌다.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군에서 발병률이 특히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다리에는 60여 개의 정맥이 있는데, 정맥 판막의 이상으로 피가 심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다리에 고이거나 역류하는 것이 ‘하지정맥류’의 주요 원인이다. 초기에는 다리가 자주 붓고, 다리 부근에 통증이 일어나고, 파란 색깔의 거미줄 같은 혈관이 보이고, 더 심해지면 혈관이 돌출되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하지정맥류 진료 인원(외래·입원)은 2018년 26만 2384명에서 2022년 39만 7699명으로 크게 늘었다. 여성이 27만 8061명(입원 3만 2367명)으로 훨씬 많다. 여성들은 생리나 임신 상태에서 호르몬 변화가 일어나 혈관이 확장하는 등 정맥류가 발병할 변수가 많으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정맥류의 주요 원인으로는 직업 및 자세, 유전, 나이, 성별, 임신, 비만 등이 꼽힌다.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군에서 발병률이 특히 높은데, 오랫동안 하체에 혈액이 쏠리면서 혈액이 정체되고, 지속적으로 다리 근육의 수축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장시간 앉아있는 경우에도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고 다리 쪽에 혈액이 몰리기 때문에 발생 가능성이 높다.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리 통증, 저리거나 욱신욱신 쑤시는 느낌, 하지 피로감, 부종 등이다. 대부분 심한 통증이 없어 보기는 좀 흉해도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혈관이 튀어나오는 증상이 악화해 종아리에서 허벅지 부위까지 확대 진행될 수 있다.

혈관 돌출됐다면 부위 작아도 중증 가능성

초기에는 미세하게 거미줄처럼 혈관이 비쳐 보이는 것부터 시작되지만, 심해지면 뱀이 똬리를 튼 것처럼 흉하게 핏줄이 튀어나오고, 극심한 통증과 피하출혈, 심하면 보행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경련과 부종, 피부색 변화, 혈전과 피부 궤양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혈관이 이미 돌출된 경우 그 부위가 작을지라도 허벅지 부위까지 혈관 치료해야 할 정도로 악화했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고, 치료나 관리 방침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은 이미 발생한 하지정맥류의 악화를 방지하고, 하지 정맥류 치료 시술 후 대처를 위해 권장되는 방법이다.

평소 다리가 붓는(하지부종) 현상은 하지정맥류의 전초단계로 볼 수 있다. 잘못된 근무자세와 생활습관 등으로 다리 정맥 내부 판막이 손상돼 혈액순환이 제대로 안 되고 다리 부분에 혈액이 정체되는 정맥기능부전 때문에 초래되는 경우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정맥기능부전은 주로 오랜 시간 고정된 자세로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장인들이나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서비스 직종의 직장인들에게 주로 발생한다. 하체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하이힐과 스키니 진, 꼭 끼는 가죽부츠 등도 종아리나 발목을 붓게 하는 원인이다.

하지정맥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같은 자세로 너무 오래 서 있는 것을 피하고, 어쩔 수 없이 서서 근무해야 하는 직업이라면 휴식 시간에 다리 스트레칭이나 마사지를 잘해준다. 틈이 날 때마다 발목 돌리기나 발끝으로 서기 등을 해주면 다리의 혈액순환을 촉진해 하지정맥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쉬는 시간에는 적극적으로 다리를 주물러 주고 발목을 위, 아래로 당겼다 풀어주는 등의 종아리·발목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

같은 자세로 오래 서 있으면 발병률 급증

물구나무서기는 하지정맥류 예방과 하지부종 및 다리의 피로를 푸는 데 효과적이다. 우선 3분 정도 물구나무서기를 한다. 팔을 펴고 물구나무서기가 어렵다면 머리를 박고 하면 좀 수월하다. 이어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운 뒤 다리를 공중으로 들어 마치 자전거 페달을 밟듯 굴려주는 ‘하늘자전거 타기’를 한다. 하늘자전거 운동은 허벅지와 종아리를 자극해 뭉친 다리 근육을 풀어주고 원활한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하루에 30분 정도 실시하면 엉덩이와 허벅지살, 뱃살을 긴장시켜 비만 해결에도 효과적이다.

휴식을 취할 때나 잠을 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고, 찬물과 더운물로 번갈아 다리 부위를 찜질해 주는 것도 증상 완화와 예방에 효과적이다. 다리에 하중이 덜 실리는 물속 걷기나 수영, 다리 물장구 등 물속에서의 반복적인 다리의 움직임은 정맥혈의 순환을 개선하고 정맥벽을 강화해 준다. 식생활에서 소금 섭취를 줄이고 섬유소가 많은 곡물이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으면 하지정맥류 예방과 함께 전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다음은 하지정맥류나 하지부종 예방과 다리의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 습관들이다. 하나, 같은 자세로 40~50분 이상 오래 앉아있지 말고 수시로 발목을 까딱거리고 돌려주는 습관을 갖는다. 둘, 서서 일하는 경우 한 자세로 있지 말고 종아리 스트레칭이나 조금씩 걸어 다니는 등 자세를 바꿔준다. 셋, 틈틈이 구두를 벗고 발목을 돌려주며 하이힐을 신은 날은 저녁에 발·종아리 마사지를 철저히 해준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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