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부정맥 발견에 스마트 워치가 한몫

몇 개월이 걸리는 부정맥 진단에 스마트 워치 착용이 대안 돼

스마트 워치를 통해 어린이의 부정맥을 발견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어린이들의 심장 박동 문제를 감지하기 위해 스마트 워치가 점점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커뮤니케이션 의학(Communications Medicine)》에 발표된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스탠퍼드대 의대 아동건강센터의 의료 기록을 검토한 결과, 41명의 어린이 환자가 스마트 워치를 통해 부정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중 18명은 스마트 워치를 사용하여 심전도를 수집했고, 23명은 2018년~2022년 스마트 워치의 높은 심박수 경보를 받았다.

이들 케이스에 대한 정밀진단 결과 29명의 어린이가 새로운 부정맥 진단을 받았다. 이 중 10명의 어린이는 기존 모니터링 방법으로는 포착하지 못했던 부정맥을 스마트 워치의 도움으로 진단받았다.

스탠퍼드대 의대의 스캇 세레스낙 교수(소아심장학)는 “표준 모니터링으로는 부정맥을 포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놀랐다”면서 “새로운 기술이 환자를 돌보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밝혔다. 세레스낙 교수 환자 중에 12살 때부터 심장이 빠르게 뛰는 증상을 보인 코너 하인즈라는 소년도 바로 그런 케이스 중 하나였다.

코너가 착용한 심장 모니터는 너무 자극적이었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은 몇 달에 한 번씩만 발생하여 너무 자주 포착할 수 없었다. 세레스낙 교수는 어느 정도 짚이는 것이 있었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코너에게 엄마의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게 했다.

세레스낙 교수는 그렇게 전송 받은 스마트 워치의 정보를 토대로 코너가 심장의 전기적 활동의 단락으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빠른 심장 박동을 보이는 ‘상심실성 빈맥(supraventricular tachycardia)’을 앓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맞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이러한 불규칙한 심장 박동은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을 겁 먹게 만든다”면서 “웨어러블 기기가 이런 부정맥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맥은 전기적 발작을 일으키는 심장 세포의 작고 정확한 표적 부위를 제거하는 카테터 절제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카테터 절제술로 성공적 치료를 받은 코너는 현재 15세로 고등학교 농구팀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연구진은 또한 심장 박동 문제 진단을 받지 않은 73명의 환자들의 의료 기록에서 스마트 워치 사용 기록을 발견했다. 세레스낙 교수는 “많은 아이들이 두근거림이나 이상한 심장 박동을 느끼지만 대다수는 의학적으로 심각한 부정맥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는 이 기술이 심각한 부정맥을 배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기존의 심장 진단 기기가 어린이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수십 년 전만 해도 아이들은 가슴에 부착된 5개의 전극에 스마트폰 크기의 기기를 들고 다녀야 했다. 지금은 가슴에 스티커 한 장 크기의 모니터를 착용하면 되지만 조기에 떨어져 나가거나 피부에 자극을 주는 경우가 있다. 게다가 몇 주 동안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도 불규칙한 심장 리듬을 포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몇 달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연구진은 스마트 워치를 사용하는 것도 이상적인 대안은 아니라고 밝혔다. 기존의 스마트 워치 알고리즘은 성인의 심장 박동 패턴을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성인보다 심장 박동이 빠르고 다른 유형의 비정상적인 리듬을 경험하는 어린이에게는 최적화되지 않았다는 것.

다만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의 스마트 워치 기술을 사용해 어린이의 부정맥을 감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어린이 친화적인 심장 추적 알고리즘을 개발할 필요성을 환기시켜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애플 워치가 어린이의 심장 문제를 얼마나 잘 감지할 수 있는지 추가로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세레스낙 교수는 “웨어러블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도 이를 사용하게될 것”이란 점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이러한 기기에서 얻은 데이터가 어린이들에게 신뢰할 수 있고 정확한지 확인하고 싶으며 향후에는 심장박동 모니터링을 위한 소아 전용 알고리즘 개발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3856-023-00392-9)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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