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동이 게임과 만났다”

위드휠과 동서대(운동처방학과, 게임학과), 휠체어 운동 프로그램 '짐체어' 공동 개발

휠체어를 탄 두 사람이 실내에서 경주를 벌인다. 탄력을 받았는지, 쉭쉭 바퀴 돌아가는 속도가 방안에 가득하다. 가쁜 숨을 내쉬며 달리던 두 사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결승선을 통과한다. 태블릿 PC 모니터에선 팡파르가 올린다.

단거리뿐 아니라 장거리 경주도 있다. 마지막 트랙에 들어서자 마치 올림픽 육상선수들처럼 전력을 다해 속도를 올린다.

장애물도 넘는다. 휠체어 바퀴를 교대로 움직이며 장애물을 통과한다. 한쪽 바퀴를 거꾸로 돌려 방향을 확 틀어야 할 때도 있다. 경주가 끝나자 점수가 나오며 승부가 갈린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짐체어(Gymchair). 휠체어를 이용한 게임형 운동 프로그램이다. 헬스클럽 ‘트레드밀’(러닝머신) 같은 장치 위에 휠체어를 올려놓고 진행한다.

사고 등으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후천성 척추장애인들을 위해 만들었지만, 다리 관절이 좋지 않아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노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부산에서 장애인 보조기구 만들던 ㈜위드휠(대표 박진수)과 ㈜리하핏(대표 안하나), 동서대 최현희(운동처방학과), 윤선정(게임학과) 교수팀이 함께 개발했다.

비가 올 때, 날씨가 춥거나 너무 더울 때 집에서 노인들도 맘 놓고 달릴 수 있다. 지구력과 근력 강화, 혈액 순환을 촉진하니 당뇨나 고혈압 등 각종 대사성 질환을 예방하고, 체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 난도가 높은 고급형 게임은 휠체어 운동선수들이 평소 트레이닝 하는데도 모자라지 않다.

센서가 장착돼 있어 자신이 달린 거리, 심박 수, 소모 칼로리양 등이 모니터에 다 나온다. 그런 운동 생체데이터를 저장도 할 수 있다.

장애인도 노인도 휠체어 타며 운동 역량 높여… 게임 가미해 ‘재미’까지 

게임이 접목되니, 혼자서도 컴퓨터와 겨룬다. 휠체어를 타고 달리며 상반신 몸을 전후좌우로 다이내믹하게 움직이며 장애물을 하나하나 통과해간다. 하체로는 자전거 페달을 돌리며 상체는 강한 비트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스피닝(spinning) 비슷한 느낌도 든다.

이를 위해 동서대 게임학과 학생들은 이 제품이 나오는 전 과정에 함께 하며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해볼 수 있었다. ‘운동’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경험을 해본 셈이다. 이 게임은 동서대 ‘캡스톤디자인 페어’에서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대상’(大賞)을 받았다.

(주)위드힐 박진수 대표가 직접 휠체어를 타며 짐체어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코메디닷컴]
그 자신 척추장애인으로 장애인 럭비선수로도 뛰었던 박진수 위드휠 대표는 4일 “척추장애인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장애인복지관은 물론 노인복지관, 재활병원 등 휠체어가 있는 곳이라면 누구나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자칫 단순한 트레드밀 운동기구에 그칠 뻔했던 짐체어에 운동 처방 개념과 게임 요소까지 가미하는 과정에 부산 해운대 나눔과행복병원 백선미 병원장도 함께 했다.

오랫동안 부산장애인럭비협회장을 맡아온 덕분에 휠체어 운동의 치료 잠재력과 가능성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 짐체어 개발을 지원해온 것은 물론, 지난 1일엔 협회 송년회를 열어 회원들과 일반인들에게 이를 시연할 기회도 제공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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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im*** 2023-12-06 05:31:23

      정말 좋아요 집에서 운동 하고 싶어요 기발한 아이디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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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im*** 2023-12-06 05:31:08

      정말 좋아요 집에서 운동 하고 싶어요 기발한 아이디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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