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가 사람잡네”…인증샷 찍다 사망, 전세계 20대女 최다

전문가 "단순 사고가 아닌 공중 보건 문제로 접근해야"

브라질의 보디빌더 루이스 페르난도 칸델라가 300m 높이 해안 절벽에 거꾸로 매달려 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쳐]
최근 제주 우도 여행을 하던 가족 일행 7명이 인증샷을 찍기 위해 바다가 보이는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올라갔다가 변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순식간에 콘크리트 구조물이 무너져 3명이 추락해 크게 다친 것이다. 제주엔 ‘목숨을 건 인생샷 장소’라는 다이빙 명소도 있다. 진입로가 매우 가파른 절벽이고 곳곳에 암초가 있어 사고 위험이 크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찾아 아찔한 인증샷을 남긴다. 크고 작은 사고도 번번히 일어났다. 급기야 경찰은 안전사고 방지를 목적으로 이곳의 출입을 통제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위험천만한 인증샷으로 인해 부상과 사망율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 추이를 분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호주의 뉴사우스 웨일즈대 새뮤얼 코넬 박사팀이 2008년 이후 전 세계 셀카로 인한 부상과 사망에 대한 논문과 언론 보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2021년까지 총 13년 간 400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때 셀카 인증샷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3년 단 3명에서 2019년 68명으로 6년 새 22배 급증했다.

이 중 20대 초반의 여성 관광객이 셀카 사고를 가장 많이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망 원인은 사진을 찍다가 넘어져 익사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셀카 사망자와 부상자가 보고된 국가는 인도(100명)가 가장 많았고, 미국(39명)과 러시아(33명)가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위험을 감수한 전 세계 ‘셀카족’이 늘어나면서 인도 뭄바이 경찰들은 사망 사고를 막기 위해 위험한 장소들을 체크해 현장 요원을 배치했고, 러시아 정부에서는 셀카의 치명성에 대해 경고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 하루 약 9200만 개의 사진이 찍히는 상황 속에서 대중들이 셀카로 야기되는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지에서 사람들에게 위험을 미리 경고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할 것을 권장했다.

특히 코넬 박사는 “셀카와 관련된 사건을 두고 단순 사고로 처리할 것이 아닌 공중 보건 대응이 필요한 공중 보건 문제로 봐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이전 연구는 셀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셀카 금지 구역 지정’, ‘장벽 및 표지판’을 권장했지만 사상자가 늘어난 것을 보면 이것 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며 “사망 사례가 있었던 관광지에 도착했을 시 앱으로 사용자에게 직접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데 더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셀카 인증샷 사망사고는 기록된 수보다도 훨씬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광지에서 셀카를 찍다 추락한 경우 외에도 누군가 운전 중 셀카를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다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경우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사망 원인은 셀카로 인한 사망이 아닌 자동차 사고로 기록된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는 셀카를 찍다가 사망한 이들에 대한 뉴스 보도가 전혀 없어 집계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021년 홍콩의 인스타그램 셀럽 소피아 청(32)은 홍콩의 한 폭포에서 셀카를 찍던 중 발을 헛디뎌 추락해 숨졌다. 총 3만5000명의 팔로워를 가진 그는 추락 뒤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7월 이탈리아를 여행 중이던 한 미국인 관광객은 SNS에 올릴 사진을 찍으려다 한 활화산 분화구에 떨어졌다. 사망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남성은 기적적으로 생존했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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