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속 ‘보리보리쌀’ 게임 했더니 …ADHD 행동 완화 확인

부주의-과잉행동 감소...사용 종료 1개월 후에도 유효

이번 연구에 사용된 ADHD 디지털 치료제 시제품 화면. [자료=«Frontiers in Psychiatry»]
최근 국내 연구진이 하루 15분 게임 방식의 디지털 치료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보조 치료 방식으로 디지털 치료제(DTx)의 잠재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는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손태혜 교수팀이 ‘에임메드’가 개발 중인 디지털 치료제 시제품을 소아 ADHD 진료에 활용한 결과다. 연구팀은 6~12세 사이의 소아 ADHD 환아 27명을 대상으로 기존의 약물치료를 유지하면서 4주 동안 주 5일, 매일 15분씩 디지털 치료제 시제품을 사용했다.

이는 사용자의 주의력과 작업 기억, 암기력, 자기 제어력 향상 등을 목표로 설계된 게임 형태의 스마트폰 앱이다. 논문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사용자는 서유기의 주인공인 손오공과 저팔계, 사오정 중 하나를 아바타로 선택해 일종의 ‘보리보리쌀 게임’과 캐릭터 순서 맞추기 게임 등을 수행한다.

보리보리쌀 게임은 두 손을 모아 상대의 주먹을 잡아내는 기존 방식은 동일하지만, 게임 중 아바타가 화면에 없어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한다. 게임이 끝나고 아바타가 화면에 나타난 횟수를 기억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주의력과 함께 작업 중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한다. 캐릭터 순서 맞추기 게임은 화면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순서를 기억해야 하기에 주의력과 암기력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결과, 4주 동안 환아들의 ADHD 평가척도(ARS) 점수가 낮아져 일부 증상이 완화한 효과를 확인했다. ARS 총점은 평균 39.81점에서 35.44점으로 유의미한 감소치를 기록했다. 개별 증상에선 부주의(주의력 결핍) 점수가 20.22점에서 18.26점으로, 과잉행동 점수는 19.59점에서 17.19점으로 각각 낮아졌다. 아울러, 디지털 치료제 사용을 종료하고 1개월 후에도 그 효과가 유지됐다.

ARS 검사는 ADHD 유무를 평가하기 위한 척도로, 대체로 초등학교에선 총점 19점 이상일 경우 ADHD 관심군으로, 29점이 넘으면 우선 관심군으로 설정하고 있다. 다만, ARS 점수가 낮아지면 ADHD 증상이 일부 개선했다고 해석할 순 있지만, 증상의 정도가 점수에 비례적으로 완화한 것으론 풀이할 수 없다.

다만, 주의할 점은 연구 기간 환아들은 약물 치료를 중심 치료법으로 하고 디지털 치료제를 병행 사용했다는 점이다. 아직까진 도입 초기 단계인 디지털 치료제는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는 단계라 단독 치료법으로 사용하긴 어렵다.

조철현 교수는 “투약 치료 중인 ADHD 환아에서 보조요법으로서의 디지털치료제의 효과성에 대한 근거 확인은 필수적이다”라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ADHD에 대한 디지털치료제의 효과를 확인했기에 보조 치료법으로서의 잠재적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Psychiatry»에 게재된 이번 연구(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10397734/#SM1
)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메타버스 심리케어기술 개발 사업 ‘메타버스를 활용한 정신과학 근거기반 실생활 적용 비대면 정신건강 고위험 선별 시스템 개발 사업’과 STEAM 연구사업 ‘정신의학-예술 융합연구를 통한 불안증상 조절 디지털치료 콘텐츠 개발 및 실증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ADHD 디지털 치료제 시제품 화면. [자료=«Frontiers in Psychiatry»]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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