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혈관염 일으키는 ‘이 병’, 모유가 막아준다?

국내 ‘가와사끼병’ 증가세, 모유 수유로 발생률 낮아져

생후 12개월 된 영유아에서 분유 수유만 받은 영아보다 모유 수유만 받은 영아가 가와사키병 발병률이 16% 낮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가와사끼병은 주로 4∼5세 이하의 소아에서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급성 열성 혈관염이다. 작은 크기의 동맥과 중간 크기의 동맥에 혈관염을 일으키는 전신성 질환이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장기적이고 치명적인 합병증과 사망까지 이어진다. 특히 심장의 근육에 혈류를 공급하는 관상 동맥에 염증이 발생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영유아기에 모유를 먹이면 가와사끼병의 발병 확률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나재윤 교수팀(김용주·양승 교수)와 응급의학과 조용일 교수팀(이준철 교수)이 소아청소년질환 분야의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페디아트릭스(Frontiers in Pediatrics)≫에 실린 ‘가와사키병에 대한 모유의 보호 효과 분석 :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연구’에 따르면, 모유에는 다양한 면역 물질들이 있어 염증을 비롯해 여러 가지 질환을 효과적으로 방어해 줄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와 영유아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1차 영유아건강검진(생후 4~6개월)을 받은 191만여 명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수유 여부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생후 12개월 된 영유아에서 분유 수유만 받은 영아보다 모유 수유만 받은 영아가 가와사키병 발병률이 16% 낮았다. 부분 모유 수유를 받은 영아도 14% 발병 위험이 낮았다. 생후 24개월 된 영유아에서도 분유 수유만 받은 영아에 비해 모유 수유만 받은 영아가 6% 발병 위험이 낮았고, 부분 모유 수유를 받은 영아도 5% 발병 위험이 낮았다.

나 교수는 “국내에서 계속 늘어나는 가와사끼병의 명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면서 “다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특정 지역과 인종에서 주로 유행한다는 점에서 유전적 소인이 분명히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나 교수는 “바이러스 감염 이후 발생한다는 점은 감염성 원인이 방아쇠 역할을 하고,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감수성으로 인한 일련의 면역 반응이 전신의 혈관염 형태로 발현되는 것으로도 추정된다”고 전했다.

가와사키병은 38∼39℃ 이상의 지속적인 고열, 손과 발이 붓는 증세, 피부의 발진, 결막의 충혈이 양측 안구 모두에서 발생, 입술 갈라짐, 딸기 모양의 혀, 구강 점막의 발적 등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증상들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고 부분적으로 생기기도 한다. 발열은 항생제 투여에도 대개 반응이 없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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