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으로만 ‘갸우뚱’ 우리 아기…알고보니 ‘사경증’?

치료 예후 좋아 물리치료만으로 90% 완쾌 가능

사경은 머리 위치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목의 흉쇄유돌근(귀에서 목 방향으로 이어지는 비스듬한 근육)이 한쪽만 두꺼워지면서 혹처럼 보이고, 길이가 짧아진 근육 쪽으로 머리가 기울면서 반대쪽으로 얼굴이 돌아가는 증상을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100일을 조금 넘긴 아들을 키우는 30대 부부는 아기가 자꾸 왼쪽으로 목을 기울이고 있는 것에 이상함을 느꼈다. 목을 바로 해놔도 좀 있으면 옆으로 기울어지고 이내 울음을 터트리며 불편해했다. 아직 목을 잘 가누지 못해서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곧 무릎에 앉힌 아기가 왼쪽으로만 기우는 것을 확인했다. 병원을 찾은 부부는 아기가 ‘사경’이라는 진단을 받고 깜짝 놀랐다.

사경은 머리 위치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목의 흉쇄유돌근(귀에서 목 방향으로 이어지는 비스듬한 근육)이 한쪽만 두꺼워지면서 혹처럼 보이고, 길이가 짧아진 근육 쪽으로 머리가 기울면서 반대쪽으로 얼굴이 돌아가는 증상을 보인다.

그중 ‘선천성 근성 사경’은 출생 직후부터 5개월 전까지의 영유아에게 흔하게 관찰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사경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3만3746명으로 이 중 영유아가 88.3%를 차지했다. 아울러 사경 환자 수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같은 자료 비교로 2013년 2만8172명이었던 것과 비교, 10년 사이 약 20% 늘었다.

사경은 본래의 증상과 더불어 신체 2차 손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뒤통수 한쪽이 납작해지는 사두증이나, 얼굴 비대칭 등 합병증이 그것이다. 아이의 머리뼈는 성인과 달리 단단하지 않아서 모양이 쉽게 변하기 때문이다. 이때 아이의 예쁜 두상을 위해 교정 헬멧을 씌우는 부모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그 전에 사두증을 동반한 사경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사경은 아이를 유심히 관찰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아기가 한쪽으로만 고개를 돌려 누워있는 경우 △앉혀 놓으면 한쪽으로 쓰러지는 경우 △목에 커다란 덩어리가 보이거나 만져지는 경우 △뒤집기를 한 방향으로만 하는 경우 등이다.

주로 출생 시 혹은 출생 후 2~4주 사이에 변형이 관찰된다. 출산 중에 아기 목 근육이 늘어나거나 손상돼 사경이 생길 수 있고, 자궁 내에서 자세를 잘못 잡아 사경을 갖고 태어나는 경우도 있다. 대전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채민지 교수는 “임신 후기에 태아 머리의 하강 또는 비정상적인 자궁 내 태아의 위치로 인해 흉쇄유돌근의 외상이 발생해 사경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천성 근성 사경은 근육을 바로잡고 머리와 얼굴 변형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 교수는 “사경을 치료하지 않은 채 성장하면 얼굴은 물론 척추, 어깨, 골반까지 틀어질 수 있다”며 “생후 3~4개월이 지나면 아기가 깨어있는 시간이 늘고 물리·정서적 저항도 급격히 세져 조기에 근육성 사경을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사경증은 치료 예후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 치료로 약 85~90%는 완쾌되기 때문이다. 전문의의 지도 아래에 부모가 하루에 3~4회 정도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좋다.

아기의 머리가 왼쪽으로 기울고 있을 경우, 반대 방향인 오른쪽으로 목을 구부린 후에 짧아진 왼쪽 근육을 스트레칭 해준다. 스트레칭을 해준 뒤에는 강화 운동을 통해 아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다. 장난감과 같은 다양한 자극을 줘 아이가 머리를 여러 방향으로 돌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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