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중에 폰만 봐요”…’퍼빙’이 인간 관계를 망치는 이유

스마트폰 속 콘텐츠가 연인보다 매혹적…관계에 부정적 영향

 

퍼빙(Phubbing)은 전화 ‘phone’과 냉대 무시를 뜻하는 단어인 ‘snubbing’이 합쳐진 말로 스마트폰에 빠져 주변 사람을 소홀히 하고 대화 중에도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자친구와 만난지 3개월 됐어요. 만날 때 마다 대화에 집중하지 않고 자기 폰만 봐요. 간단하게 말하고 또 폰 보고, 좀처럼 대화다운 대화를 할 수 없는데, 이 남자 저한테 관심이 별로 없는 것일까요?”

스마트폰 사용빈도가 늘어나면서 인간관계 속에 나타난 ‘신종 현상’이 있다. 함께 있는 상대가 아니라 수시로 스마트폰을 응시하는 현상. 만남 중 상대가 지나치게 폰만 보면서 서로 대화나 눈빛 주고받기 등의 상호 작용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는 중에도 메시지가 오면 바로 답장을 보내고 누군가 같이 있어도 폰에만 시간을 쏟는 행위, 퍼빙(Phubbing)이라 한다.

퍼빙은 영어로 전화 ‘phone’과 냉대 무시를 뜻하는 단어인 ‘snubbing’이 합쳐진 말로 스마트폰에 빠져 주변 사람을 소홀히 하고 대화 중에도 손에서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행동을 가리킨다. 퍼빙은 상대에게 무례한 행동으로 간주된다. 데이트를 할 때, 가족끼리 함께 나온 외식 자리에서도, 친한 친구들끼리의 모임 자리에서도, 심지어 공식적인 자리에서까지 휴대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모습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퍼빙을 하고 이 행동은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국 심리학 전문 매체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서 소개한 내용을 바탕으로 알아본다.

끊임없이 재미를 자극하는 폰 속 콘텐츠, 연인보다 매혹적

언제, 어디서든, 심지어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메시지와 이메일, 뉴스, 스포츠 경기, 친구의 근황, 사진, 영상, 게임, 다양한 레시피 등등. 그게 무엇이든 스마트폰은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면 보여주는 끝없는 자극의 원천이라는 걸 뇌는 알고 있다. 우리가 할 일은 눈으로 보는 것뿐이다. 스마트폰은 사람들의 수많은 욕구를 빠르게 만족시킨다.

지루함에 스마트폰을 찾기도 한다. 혹은 외로워서, 소외된다는 두려움(포모증후군)에 휴대폰을 집어 들기도 한다. 언제든 이 모든 걸 잊게 해 줄 휴대폰이 있다는 건 안도감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중독적인 스마트폰 사용 양상이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조차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과잉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결국 휴대폰의 매력이 연인보다 더 매혹적일 때, 관계는 악화될 수 있다.

퍼빙은 관계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

상대에게 무시당하거나 하찮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퍼빙이 관계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건 놀랄 일도 아니다. 퍼빙과 관계 만족도 저하 사이에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휴대폰 사용과 관련한 갈등이 관계 만족도 악화에 미치는 영향은 특히 불안한 애착 유형을 가진 사람에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불안 애착을 가진 사람은 연인에게 지지와 관심을 받고 싶어하고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연인이 퍼빙 행동을 할 때 보이는 다양한 반응을 보여준 연구가 있다. 그런 날에 사람들은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데 분개하고, 연인의 휴대폰 사용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복수하려는 마음으로 자신도 휴대폰을 사용한다. 역으로 퍼빙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맞퍼빙으로 돌려준다는 자세는 관계 개선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모의 퍼빙은 아이의 정서에 큰 영향

아이들과 있을 때 퍼빙을 즐겨하는 부모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조절하지 못하고 과도하게 사용하는 부모가 있는 아이는 집중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어떤 물건을 쳐다볼 때 부모는 3.6초, 아이는 5.9초 정도 집중한다. 스마트폰을 지나치게 사용하는 부모와 함께 있는 아이는 0.5초밖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퍼빙에 빠진 부모가 아이에게 제대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아이의 돌발 행동이나 안전사고에 대처하기도 힘들어진다. 장기적으로는 아이의 정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과잉행동이 나타날 수 있고, 부모 자식 간의 교감을 나눌 기회도 사라지게 된다.

모든 관계에서 퍼빙이 끼치는 가장 큰 영향은 ‘자신에게 무관심하다’라는 느낌을 받게 하는 데 있다. 건강한 관계를 위해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제 손에서 휴대폰을 내려놓고 상대방에게 조금 더 집중해야 한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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