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환자에 ‘광범위 항진균제’ 사용 강조되는 이유?

[ICBMT 2023] 국내 혈액암 환자서 진균 감염 지속 증가, "진단과 치료 중요 시점"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이동건 교수가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국제학술대회(ICBMT 2023)에 연자로 참석했다. [사진=코메디닷컴]

“혈액암 환자는 진균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군으로, 내성 발생 위험이 적은 광범위 항진균제를 사용해 조기부터 치료해야 한다.”

국내 침습성 진균 감염 발생이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조혈모세포이식 환자를 비롯한 혈액암 환자에서도 감염 사례가 늘고 있어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해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지난해 ‘진균 우선순위 병원체 목록(Fungal Priority Pathogen List)’을 발표하며, 진균 감염이 전 세계적인 공중보건 이슈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서울성모병원 감염내과 이동건 교수는 지난 8월 31일부터 3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국제학술대회(ICBMT 2023)에 연자로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번 학회에는 혈액암 환자의 침습성 진균 감염 치료에 대한 전문가 심포지엄이 마련됐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윤성수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혈액암에서 놓치고 있는 것(What is missing in Hematology?)”을 주제로 국내 역학과 진단, 치료법에 대한 최신지견이 논의됐다.

이동건 교수는 “진균 감염은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하는 급성골수성백혈병,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며 “특히 혈액암 환자에 침습성 진균 감염은 항암 치료 및 조혈모세포이식의 주요 합병증으로, 환자의 생존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이들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침습성 진균 감염의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은 비교적 명확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교수는 “진행 속도가 빠른 침습성 진균 감염의 특성상 감염 의심 48시간 뒤 치료를 시작한 환자의 경우, 12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보다 사망률이 3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빠른 진단과 치료가 강조된다”고 말했다.

그는 “호중구감소열이 지속될 경우 시행하는 ‘경험적 치료’는 원인 균종이 파악되기 전 조기에 경험적 항진균제를 투여해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 전략을 말한다”며 “이때 광범위한 진균에 효과적인 치료제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을 시행한 혈액암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기에 약물 간 상호작용이 적은 항진균제를 선택할 것을 권한다”며 “최근 ‘아졸(Azole)’ 및 ‘에키노칸딘(Echinocandin)’ 계열 항진균제의 내성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내성 발생 위험이 낮은 ‘폴리엔(Polyene)’ 계열 항진균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좌장을 맡은 윤성수 교수는 “혈액암 환자는 강도 높은 항암 치료의 반복과 조혈모세포이식 등으로 인해 면역력이 급격히 낮아져 침습성 진균 감염에 매우 취약한 상태”라며 “진균 감염은 혈액암 환자의 치료 가능성이나 생존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국내외 주요 가이드라인에선 침습성 진균 감염 치료에 선택지로 광범위 항진균제 ‘암비솜’을 높은 등급으로 권고하고 있다. 암비솜은 349종의 진균에 효과를 보이는 대표적인 광범위 항진균제로 평가된다.

약물 상호작용이 적어 혈액암 및 조혈모세포이식 등에 사용되는 약제와 병용이 가능하며, 50년 간의 오랜 임상 경험에서도 낮은 내성 발현율을 보인다. 지속적인 발열 및 호중구 감소 환자의 경험적 항진균 치료에선 평균 50.1%의 높은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

    원종혁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