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폐렴 의심될 땐 정찰대를 보내라”

입, 코로 기관지내시경 삽입, 여러 폐 질환 신속 확인

“기침이 멎질 않아요.”

지난 6월 초. A씨(여, 68)는 시도 때도 없이 계속 터져 나오는 기침 때문에 동네 의원에서 가봤지만, 기침은 가라앉지 않았다. 나중엔 숨쉬기조차 어려워졌다. 결국 큰 병원에 가보니,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하더니 ‘간질성 폐렴’이란 진단이 나왔다. 약물 치료를 하며 기침은 멎었고, 다른 증상들도 조금 나아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요양병원 입원 중이던 B씨(55)는 최근 검사에서 결핵 소견이 나왔다. 평소 목에서 짙은 가래가 많이 나오던 상황. 그래서 119구급차를 타고 다른 큰 병원으로 옮겼다. 그도 기관지내시경 검사에서 결핵 및 폐색전증으로 진단이 나왔다.

60대 여성 C씨도 수개월째 지속하는 기침을 견디다 못해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니, 기관지확장증으로 진단 받고 현재 통원 치료 중이다.

“끝 모를 만성 기침의 원인 바로 찾는다”

기관지내시경은 위내시경처럼 흔한 검사는 아니지만 몇몇 호흡기질환을 진단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검사. 마치 정찰대를 보내는 것처럼 인후부, 성대, 기관지 점막 등을 훑으며 이상이 있는지 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도 있어서다.

또 폐에 접근해 분비물이나 이상 조직의 검체를 얻어 질환의 원인을 알아내는 데도 유효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기침이 지속하는 환자들에게 주로 권할 만하다. 특히 호흡이 가쁘고 마른 기침을 동반해 마치 감기로 오해하기 쉬운 ‘간질성 폐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이는 폐포(허파꽈리)와 혈관 사이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내버려 두면 폐 폐 섬유화 등으로 악화한다. 고령화로 인구 10만 명당 유병률이 80명 정도에 달한다.

온종합병원 김제훈 호흡기센터장은 25일 “흉부 X선 검사로 폐암이 의심되는 경우, 간단하게 기관지내시경으로 조직검사를 실시해 폐암 여부를 확진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결핵이 의심되거나 기침할 때 피가 섞여 나오는 객혈 증상이 있을 때, 이물질로 인해 기도가 폐쇄된 경우에도 처치가 가능하다.

“내시경 끝에 초음파 달아 폐암 정확하게 식별”

기관지내시경 끝에 달린 초음파로 기관지 주변 림프절을 관찰하면서 세침으로 조직을 떼어내 검사하는 기관지내시경 초음파검사가 최근엔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고주파 음파를 사용함으로써 기관지 나무와 주변 조직의 이미지를 생성한다. 의사가 질환을 빠르고 정확하게 식별하고 진단할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좁은 기도 안에서도 360도 회전이 가능하다. 국소마취에 30분 정도면 충분하다.

김 센터장은 “기관지 초음파는 폐암, 감염 및 다발성 혈관염(이전에는 Wegener’s granulomatosis)을 가진 살코이도스 및 육아종과 같은 염증 상태를 포함한 다양한 폐 질환을 진단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정확도가 높아 2㎜ 정도의 작은 폐암도 발견할 수 있다”고 했다.

김제훈 센터장(파란색 수술복)이 기관지내시경으로 환자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온종합병원]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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