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코비드’ 관련 유전자 찾아냈다

폐와 일부 면역세포에서 활성화되는 FOXP4 유전자 인근의 DNA서열

11개 연구의 데이터를 결합한 한 분석에서 연구자들은 롱 코비드 발병 확률이 약 1.6배 높은 유전체 특정 부위를 발견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장기 코로나19(롱 코비드)와 관련된 유전자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폐와 일부 면역세포에서 활성화되는 FOXP4라는 유전자 근처의 DNA 서열이다. 코로나19 위중증의 유전적 원인을 찾기 위해 인간 게놈 전체를 3년째 분석 중인 ‘코로나19 숙주 유전학 이니셔티브’라는 국제적 프로젝트에서 파생된 결실이다. 의학논문 사전인쇄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발표된 다국적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과학전문지 《네이처》기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심한 피로, 신경통, 집중력 및 기억력 장애 등 200가지 이상의 증상과 연관된 롱 코비드의 유전적 원인을 찾기 위해 ‘코로나19 숙주 유전학 인니셔티브’의 연구결과를 활용했다. 16개국 6450명의 롱 코비드 환자로부터 수집한 유전 데이터와 대조군으로 참여한 100만 명 이상의 다른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24개 연구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했다.

11개 연구의 데이터를 결합한 한 분석에서 연구자들은 롱 코비드 발병 확률이 약 1.6배 높은 유전체 특정 부위를 발견했다. 해당 부위는 폐와 다른 기관에서 활동하는 FOXP4라는 유전자 근처에 있다. 또 롱 코비드와 관련된 변이는 폐 세포에서 FOXP4의 더 높은 발현과 관련이 있었다.

연구진은 과거 연구에서 코로나19 위중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는 이 유전자가 폐암과도 관련돼 있음을 새로 발견했다. 코로나19 위중증에 걸리면 롱 코비드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롱 코비드의 경우 DNA 변이의 역할이 너무 크기 때문에 위중증과 연관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연구진은 발견했다. 연구책임자인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후고 제베리 교수(유전학)는 “해당 유전자의 변이는 중증도에 미치는 영향보다 롱 코비드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장 모네 대학의 면역학자인 스테파니 롱게 교수(면역학)는 이러한 연구가 코로나19 장기화의 원인에 대해 더 많이 알기 위한 초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인성 원인 등 원인을 명확하게 이해하면 롱 코비드에 더 취약한 환자를 치료하고 잠재적으로 장기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의 생물정보학자인 중산 쳉 박사는 이번 연구가 획기적인 성과이며, 향후 연구를 통해 롱 코비드의 유전적 위험 요인 목록이 계속 추가될 것으로 예상했다. 롱 코비드 환자 1만5000명에 대한 DNA 분석을 추진 중인 영국 에든버러대의 크리스 폰팅 교수(의료생물정보학)도 “하나의 해답만 있는 게 아니라 코로나19에서 회복되지 않는 이유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취약성이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medrxiv.org/content/10.1101/2023.06.29.23292056v1)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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