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공포영화 보면 정말 시원해질까?

[오늘의 건강]

공포영화는 오싹한 공포감이 더위를 가시게 하는 느낌을 준다. 이는 단순히 심리적 느낌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체온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늘(10일) 전국은 대체로 흐리고 강한 장맛비가 내리겠다. 장맛비는 12일까지 전국적으로 이어지며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할 수 있다. 예상 강수량은 20∼80㎜ 정도로, 내륙에선 1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장맛비에도 무더위는 계속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21~25도, 낮 최고기온은 26~33도로 예보됐다. 일부 지역의 체감온도는 33도를 넘을 수도 있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에서 ‘좋음’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의 건강=공포영화는 여름철 대표 장르다. 오싹한 공포감이 더위를 가시게 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심리적 느낌만이 아니라 실제로도 체온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원 교수는 공포반응이 생존을 위해 뇌에 갖춰진 비상경보 시스템의 일종이라고 설명한다. 소위 ‘투쟁-도피 반응'(fight or flight response)이다.

이때 뇌의 깊은 곳에 있는 아몬드처럼 생긴 ‘편도체'(amygdala)에선 지금의 공포 상황이 얼마나 위험한지 판단하고 ‘대뇌 피질’과 함께 위험도에 따라 적절한 대처법을 찾기 시작한다. 이어 ‘시상하부'(hypothalamus)는 자율신경계에 명령을 내려 몸을 전투 체제로 전환하게 한다.

이렇게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소름이 돋는다’는 느낌으로 표현하는 몸의 변화가 생긴다. 동공이 커지고 심장 박동은 빨라지면서 호흡이 가빠진다. 온몸에 털도 곤두서며 팔다리엔 근육이 솟고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이러한 반응은 근육에 모든 힘과 혈액을 집중해 위험에 맞서 싸우거나 빨리 도망가기 위한 몸의 반응이다. 또한, 소름이 돋는다는 느낌에는 실제로도 모근이 수축하는데, 이 때문에 혈관이 이완되지 못해 피부 혈관으로 혈액 공급이 줄고 피부 온도가 내려가게 된다.

땀이 많이 분비되는 것은 급격한 운동 반응으로 발생한 열을 식히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공포영화를 볼 땐 실제 위험 대상은 없는 ‘가짜’ 위급상황이기에 우리는 무언가와 싸우거나 도망갈 필요가 없다. 결국 우리 몸에선 근육 운동과 열 발생 없이 땀만 많이 나고 온몸의 감각이 예민해지는데, 이후 땀이 식으면서 실제로 체온이 내려가고 오싹함과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무서움을 잘 느끼지 않아 공포영화를 잘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편도체의 예민도 차이 때문이다. 뇌 영상 연구에서 공포영화를 잘 보는 사람은 놀람과 무서움에 대한 편도체의 반응이 크지 않다. 반대로 공포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의 편도체는 조그만 자극에도 매우 민감하다. 예민한 편도체 때문에 평소에도 잘 놀라고 피곤한 상태라 더 강한 자극을 싫어하는 것이다.

김원 교수는 “편도체가 예민해 공포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이 억지로 무서운 영화를 보게 할 필요는 없다”면서 “싫어하는 자극에 계속 노출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의 작용이 길어져서 몸과 마음은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은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되는데, 이러한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여러 스트레스 질환과 우울증, 불안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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