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형 당뇨병 ‘완치’ 가능할까?…세포치료제 첫 등장

美FDA, 췌장 섬세포 활용 세포치료제 최초 승인...학계 "엄격한 규제 관리 필요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료가 어려운 제1형 당뇨병 환자 관리 분야에 첫 세포치료제 옵션이 등장했다. 단순 증상 조절 목적이 아닌, 질병 완치를 겨냥했다는 데 귀추가 주목된다.

췌장 섬세포(pancreatic islet cell)를 활용해 만든 치료제로, 심각한 저혈당 증상으로 인해 목표 혈당 수치 조절이 어려운 난치성 환자 치료에 사용될 전망이다.

다만, 현행 줄기세포 치료제와는 달리 사체 기증자에서 얻어진 세포 조직을 이용하는 만큼 면역 이상반응과 부작용 관리에 대한 부분은 풀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췌장 섬세포 치료제인 ‘도니슬셀(donislecel, 제품명 란티드라)’을 제1형 당뇨병 치료 용도로 최종 승인했다.

제1형 당뇨병은 자가 면역반응에 의한 췌장 베타세포의 손상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인슐린 공급을 위해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이 치료제는 대혈관인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1회 정맥주사하게 되며, 필요에 따라 2회차 치료가 시행될 수 있다. 더욱이 세포 생존력과 면역반응을 조절하기 위한 면역억제제의 사용도 필요로 한다.

FDA는 입장문을 통해 “제1형 당뇨병 환자 치료에 세포치료제가 최초로 승인됐다”며 “이번 승인으로 제1형 당뇨병과 재발성 중증 저혈당증 환자에 새로운 치료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란티드라의 승인은 제1형 당뇨병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건의 단일군(single-arm study) 임상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주요 결과를 보면, 21명의 환자가 치료 1년 후 인슐린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았으며, 이 가운데 11명은 5년 뒤에도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았다. 다만, 참가자 5명은 란티드라 치료를 받고도 인슐린 치료를 중단할 수 없었다.

주요 부작용으로는 메스꺼움, 피로, 빈혈, 설사, 복통 등이 나타났으며, 대부분의 참가자는 주사 및 면역억제제 사용과 관련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심각한 부작용을 경험했다.

여기서 란티드라는 버텍스 파마슈티컬스가 개발 중인 줄기세포 치료제와는 근본적인 차이점을 가진다. 버텍스의 경우, 독점 기술을 활용해 동종 줄기세포에서 췌장 베타세포를 배양해 치료제를 만들게 된다. 하지만, 란티드라는 사체 기증자에서 유래한 췌장 섬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성료한 올해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에서도 란티드라의 일부 임상 결과가 보고됐다. 이에 따르면, 총 6명의 제1형 당뇨병 환자가 란티드라 치료를 진행했으며 완치에 가까운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보고했다.

당시 학회에서도 “이 치료법은 제1형 당뇨병 환자 치료에 유망 기술로 기대되지만, 아직 개발 초기 단계라는 점을 분명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의료계에선 해당 세포치료제 사용과 관련해 우려섞인 반응들을 내놓고 있다.

미국 이식외과협회(ASTS)와 이식학회(AST) 등은 성명서를 통해 “해당 세포치료제가 사체 기증자에서 얻어진 췌장 섬세포를 활용해 만들어진 만큼 생물학적제제가 아닌 세포 이식 치료제로 엄격한 규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허가당국은 “란티드라 사용에 따른 혜택과 위험을 평가할 때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라면서도 “해당 정보를 제품 라벨에 명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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