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20% 이상 줄이는 강력한 비만약? ‘이중작용 주목’

베링거 개발, GLP-1 및 글루카곤 수용체 이중 활성화 "간에 직접 작용"

[사진=베링거인겔하임]
20%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고한 강력한 비만 신약이 막바지 임상 평가에 돌입한다.

해당 신약은 당뇨약 명가인 다국적제약기업 베링거인겔하임과 질랜드 파마(Zealand Pharma)가 공동개발 중인 비만 치료제로, GLP-1과 글루카곤(glucagon) 수용체에 이중 작용기전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베링거인겔하임은 비만 신약 후보물질 ‘서보듀타이드(survodutide)’의 임상 2상 결과를 제83회 미국당뇨병학회(ADA) 연례학술대회 석상에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중간 분석 결과 서보듀타이드를 투여받은 환자의 경우 치료 46주 후 체중이 19%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기 분석에서 최대 14.9%의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된 것보다 앞서는 결과였다.

서보듀타이드는 GLP-1/글루카곤 수용체 이중 작용제로, 실험물질명 ‘BI 456906’이라고도 불렸다. 간에 직접 작용해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면서, 식욕을 감소시키는 최초의 비만 치료제로 포지셔닝을 잡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임상데이터에 매우 흥분하고 있다”면서 “현재 최적의 투약 용량을 찾기 위해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상 2상을 살펴보면, 연구에는 제2형 당뇨병이 없는 과체중 또는 비만 인원 373명이 등록됐다. 이들을 5개 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위약 또는 0.6mg, 2.4mg, 3.6mg, 4.8mg의 서보듀타이드를 투약케 했다. 각 치료군에 배정된 환자들은 20주 동안 투약 용량을 증량한 뒤 이후 26주 동안 치료 용량을 유지했다.

주요 결과 가장 높은 고용량 서보듀타이드 4.8mg 용량을 투약한 모든 환자들은 체중이 약 15% 감소했으나, 위약군의 경우 2.8% 체중 감소에 그쳤다. 더욱이 4.8mg 고용량으로 치료를 완료한 환자 55명에서는 약 19%의 체중 감소 결과가 확인된 것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치료에 참가한 비만 환자에서는 분석이 끝난 46주차 이후에도 체중 감소가 멈추지 않았다”며 “이는 장기적인 치료로 추가적인 체중 감소 혜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3.6mg 및 4.8mg 서보듀타이드를 투약한 환자들의 최대 40%에서는 위약군에 비해 최소 20%의 체중 감소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중증 부작용을 경험한 비율이 4.2%로, 위약군(6.5%)에 비해 높지 않았다. 다만, GLP-1 계열 치료제 특성상 위장관 부작용 발생 비율은 높았다. 서보듀타이드 치료군에서는 위장관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비율이 24.6%로 위약군 3.9%와 비교해 높았다.

최종 임상 3상 진행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은 논의 중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보듀타이드는 비만 적응증 외에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및 간 섬유증에 대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현재 성인 NASH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속심사 대상 약물로 지정된 상태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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