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에 살면 노화 속도 빠르다 (연구)

가난한 도시지역에 사는 것, 생물학적 노화의 가속화와 연관성

빈곤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이들의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1년 정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과 노화 사이에 연관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마스터대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에 의하면 경제적, 사회적으로 빈곤한 도시 지역에서 거주하는 것과 우울증 증상을 경험하는 것은 각기 독립적으로 생물학적 노화를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새로운 연구는 자원과 사회적 기회에서 동네마다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는 도시에 사는 것과 우울증 증상이 빠른 생물학적 노화와 독립적으로 연관돼 있음을 증명했다. 이 같은 상관 관계는 만성 질환과 유해한 건강 습관 등 개인적 건강 및 행동에 관련된 위험 요소를 고려한 뒤에도 지속됐다.

디비아 조시 연구원은 “우리의 연구는 세포 수준에서 노화를 조사하고 실제 나이와 생물학적 나이의 차이를 추정하기 위해 ‘후생유전체 시계’로 알려진 두 개의 DNA 메틸화 기반 연령 추정방법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도시의 빈곤한 지역에 사는 것과 우울증 증상이 후성유전적 나이의 가속화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에서 우울증 증상은 10개 항목의 표준화된 우울증 척도를 사용해 측정됐다. 연구팀은 우울증 증상 점수가 매 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사망 위험이 한 달씩 증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울증으로 인한 정서적 고통이 더 많은 생물학적 마모와 손상, 생리적 시스템의 조절 장애를 초래할 수 있고 이는 결국 조기 노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거주지역의 사회적, 물질적 빈곤은 2011년 인구 조사를 기초로 캐나다 도시환경 건강연구 컨소시엄(CANUE)이 개발한 두 가지 지표를 사용해 평가했다. 사회적 빈곤이란 가족과 지역사회에서의 사회적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반영한다. 물질적 빈곤은 사람들이 적절한 주택, 영양가 높은 음식, 자동차, 초고속 인터넷이나 레크리에이션 시설 등을 갖춘 동네와 같이 현대 생활의 편리함에 접근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연구팀은 빈곤도가 낮은 지역에 비해 빈곤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사망 위험이 거의 1년 정도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빈곤이 생물학적 노화에 대한 우울증 증상을 증폭시킨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조시 연구원은 “우리의 연구는 우울증 증상이 있든 없든, 거주지역의 빈곤이 후성적 노화 가속화에 미치는 영향이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우울증은 거주지역의 빈곤과 관계없는 메커니즘을 통해 후성적 노화 가속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노인학 저널 시리즈 A: 생물학 및 의학’에 발표됐다. 원제는 ‘Association of Neighborhood Deprivation and Depressive Symptoms With Epigenetic Age Acceleration: Evidence From the Canadian Longitudinal Study on Aging’.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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