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진짜 해로운 건 블루라이트보다 ○○○!

[세브란스 EYE to EYE]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눈을 보호하려고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도 썼는데 왜 시력이 나빠지지요?”

“스마트폰에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을 붙여야겠죠?”

진료실에서 환자나 보호자가 가끔 이런 이야기를 너무나 당연하게 해서, “헉!”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올 뻔한 적이 있다.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 컴퓨터 및 텔레비전 등 디지털 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눈에 해롭다고 알고 있다. 인터넷을 둘러보니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렌즈, 필름 등에 대한 광고도 넘쳐나는 듯하다.

그러나 블루라이트가 눈을 손상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블루라이트는 우리 눈에 보이는 빛, 즉 가시광선 중 380~500nm의 짧은 파장을 가진 빛을 가리킨다. 우리 눈에 푸르게 보여 블루라이트란 이름이 붙었다.

스마트폰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미국, 일본 등의 연구진이 블루라이트의 유해성을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미국안과학회는 2017년 8월 “디지털 기기에서 나온 블루라이트가 눈에 손상을 일으킨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학회는 유해성을 주장하는 연구들이 왜 사람에게 적용되지 않는지를 조목조목 논거를 대며 이같이 결론 내렸다.

실제로 디지털 기기보다 태양 빛 때문에 노출되는 블루라이트 양이 훨씬 많다. 태양 자외선(Ultraviolet light)에 대한 잦은 노출은 백내장, 암 등 눈 질환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지만, 블루라이트가 눈 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알 수 없으며 이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자외선이 강한 날에 선글라스를 끼지 않는 사람이 블루라이트 걱정을 하는 것은 난센스에 가깝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의 유해논쟁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디지털 기기 화면을 오랜 시간 쳐다보면 눈의 피로와 불편감을 느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원인은 ‘블루라이트 노출’보다는 ‘눈깜박임 횟수의 감소’일 가능성이 높다.

눈은 평소 약 10초마다 눈을 깜박이고, 무엇인가를 응시하면 약 30~60초에 한 번씩 눈을 깜박인다. 눈깜박임 횟수가 감소하면 안구가 건조해지고, 안구 표면의 눈물층이 손상되면서 눈이 심하게 피로해진다. 반면, 10~20분마다 디지털 기기에서 눈을 떼고, 멀리 있는 사물을 20~30초 가량 보면 오래 디지털 기기를 봐서 생긴 눈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기의 블루라이트는 일상생활에 전혀 영향이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블루라이트는 생체리듬과 수면사이클에 영향을 미친다. 블루라이트와 같은 짧은 파장의 빛은 뇌를 각성(Alertness)시켜 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는데 영향을 준다.

그러나 밤에 핸드폰, 컴퓨터 및 텔레비전 등 디지털 기기의 블루라이트에 심하게 노출되면 몸은 피로하더라도 졸음이 덜 느껴져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따라서 잠들기 2~3시간 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하며, 특히 오후부터 디지털 기기의 블루라이트에 대한 노출을 점차 줄이면 꿀잠을 자는 데 더욱 더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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