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잘 씻어야 하는 이유… “코로나19 전파 위험 1.7배 ↑”

손이나 냉장고 문손잡이, 싱크대 수도꼭지에 바이러스 묻은 경우

바이러스가 확진자 손에 묻어 있거나 냉장고 문손잡이, 싱크대 수도꼭지 등 자주 만지는 곳에 있으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에 감염된 가족의 손에 의해 가구 내 전파될 위험이 1.7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가 공기로 전파된다는 연구결과는 많았으나 손 접촉에 의해 전파된다는 것을 실질적으로 보여준 연구는 처음이다. 《랜싯 미생물(Lancet Microbe)》에 발표된 영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영국 국립보건연구원(NIHR)과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8월 1일~2021년 3월 3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79명과 동거하는 414명의 가구 접촉자를 모집해 코로나19의 전파 양태를 조사했다. 가구 접촉자 중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이전에 감염된 적이 있어 감염에 취약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들의 연령은 6세~79세였다.

연구진은 모든 접촉자를 대상으로 코와 목의 PCR 검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확진자와 접촉자 모두의 손을 면봉으로 닦았다. 또 바이러스 유전물질의 양과 입자 수를 측정하기 위해 자주 접촉하는 공용 공간에서 샘플을 채취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가 확진자 손에 묻어 있거나 냉장고 문손잡이, 싱크대 수도꼭지 등 자주 만지는 곳에 있으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집안에서 자주 만지는 집기의 표면에 바이러스가 있는 경우 접촉자의 손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될 가능성이 3.8배, 감염될 가능성이 1.7배 더 높았다고 보고했다.

처음에는 감염되지 않았지만 연구 기간 동안 코로나19에 감염된 접촉자 중 6명은 감염되기 전에 손이나 집기 표면의 면봉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집안 표면과 접촉자의 손을 통해 코와 목으로 전염되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5명의 주요 확진자 사례와 모든 접촉자에 대한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분석(WGS) 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각 주요 확진자-접촉자 쌍이 동일한 바이러스 균주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 이는 가정 내에서 전파가 발생했음을 뒷받침한다.

연구책임자인 ICL의 아짓 랄바니 교수(호흡기내과)는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바이러스를 미세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으로 방출할 뿐 아니라 비말 형태로 손과 주변 표면에 떨어뜨린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손이나 집기를 통해 전파된 사례가 확인된 경우는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NIHR의 건강보호연구실(HPRU) 실장이기도 한 그는 “런던 가정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사람들의 손과 집기 표면에 있는 SARS-CoV-2가 코로나19 확산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초의 실증적 증거”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연구는 관찰 연구로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으며 공기 중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랄바니 교수도 “가정 내 공기를 체계적으로 샘플링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기 중 전파가 동시에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mic/article/PIIS2666-5247(23)00069-1/fulltex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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