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아프면 만사 귀찮아”…마음도 병들어

정신장애 유병률…정상 4~8%, 당뇨·관절염 환자 25%, 암 환자 30%

만성병을 앓으면 정신도 시들시들 아파간다. 다만 병에 따라 정신병에 걸릴 위험에 큰 차이를 보인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성병이 우울증·불안 등 각종 정신병(정신장애)을 일으키는 것은 당연하다. 장기간에 걸쳐 몸을 괴롭히는 만성병은 정신을 바닥까지 황폐화한다. 자신의 병을 순순히 받아들이기 위해선 삶의 목표나 열망, 생활방식을 확 바꿀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정신도 시들시들 병든다.

영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뉴스’에 따르면 만성병이 정신장애를 일으킬 위험은 병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기분장애(정동장애)를 일으키는 비율은 통상 일반인이 4~8%에 그친다. 이에 비해 당뇨병·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약 25%, 암 환자는 약 30%가 기분장애로 고통받는다.

폐 감염 등 만성병은 심리적 긴장의 원인이 되며 이는 저산소증과 기분 저하로 이어진다. 만성병 치료 자체가 심리적 불안정을 일으킬 수 있다. 스테로이드를 투여 받고 기분이 변하는 게 좋은 예다. 만성병은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 등 가족, 간병인 등을 모두 힘들게 한다.

만성병은 1년 이상 지속되고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고 일상활동에 제약을 많이 받는 병이다. 통증과 고통이 잦으면 심리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이 경우 진통제를 투여하기도 하지만 통증을 뿌리뽑지 못해 장기간 진통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 사회 활동, 운동, 수명을 방해한다. 운동 등 신체활동을 줄이면 비만과 각종 병에 걸린 위험이 높아진다. 심리적 부담과 정신적 고통의 끊임없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중증 또는 난치병 환자는 죽음에 대한 공포로 심리적 긴장을 추가로 겪는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을 떠나게 되며, 그들을 재정적 압박에 시달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신체적 질병과 정신적 질병은 함께 간다. 만성병을 앓는 사람의 약 30%는 정신적 건강도 위협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른 연구 결과를 보면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병(허혈성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2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계보건기구(WHO) 조사 결과에 의하면 두 가지 이상의 만성병을 진단받은 사람은 한 가지 병을 가진 사람보다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7배나 더 높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만성병에 훨씬 덜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만성병 환자에게는 인지행동치료가 효과적이다. 스트레스 이완, 기분 관리, 효과적인 의사 소통, 부정적 사고의 재구성 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평범한 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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