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 환자, 치료 후 절반이 후유증 겪어…”

삼성서울병원 서지영 교수, "조기 재활치료로 중환자의 삶의 질 높여야"

중환자실에서 재활치료 시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보건의료연구원 유튜브]
중증 환자를 집중 치료해 생존의 고비를 넘기고 일상생활로 돌아가도록 돕는 ‘희망의 장소’인 중환자실. 중환자실은 일반병실보다 고도의 환자상태 감시장비, 생명유지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 다양한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의사 및 간호사, 약사, 영양사, 재활치료사 등 여러 전문가들이 중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주요 장기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집중치료가 시행되는 곳이다.

중환자실은 기능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내과계 중환자실은 감염에 의한 패혈증, 호흡부전에 동반되는 환자들을 주로 치료한다. 외과계 중환자실은 고위험 수술을 받은 환자 또는 합병증이 생긴 환자들을 치료한다. 또 뇌 신경 심장을 집중적으로 보는 중환자실이 있고 신생아 중환자실, 소아 중환자실도 있다.

중환자실은 생사 기로에서 사투를 벌이는 환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인공호흡기, 에크모(심폐보조장치), 혈액투석, 혈압 상승제 등을 이용해 집중적인 치료를 한다.

중환자실 치료(사진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환자와 보호자들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기면 안도의 한숨을 쉰다. 하지만 중환자실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이겨낸 환자 열 명 중 다섯 명 정도는 여러 종류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집중치료후 증후군(Post-intensive care syndrome, PICS)’이라고 한다.

집중치료후 증후군은 중환자실 치료 후 환자가 경험하는 인지기능장애, 정신기능장애, 신체기능장애가 이전보다 악화되거나 새롭게 발생하는 걸 말한다.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서지영 교수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나면 신체가 허약해지거나 불안, 우울, 스트레스에 짓눌리거나 기억력,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이를 종합적으로 집중치료후 증후군이라고 한다”며 “중환자실 퇴원 환자의 과반이 이를 경험하고 퇴원 3~6개월에 가장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또 “집중치료후 증후군은 퇴원 후 의료비 지출을 높이고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이 증후군을 완화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중환자실에서의 조기 재활치료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중환자 조기 재활치료의 필요성을 입증하기 위해 전국 5개 상급 종합병원에서 환자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한 그룹에는 집중적인 중환자 조기 재활치료를 하게 되고 한 그룹에서는 일상적인 임상 물리치료만 한다. 두 환자 그룹을 각각 중환자실에서 퇴실할 때, 병원에서 퇴원할 때, 또 퇴원 후 1개월, 3개월, 6개월, 1년에 걸쳐서 신체기능, 정신건강, 삶의 질, 의료기관 이용 실태를 비교 분석해 환자와 가족의 삶이 중환자 재활을 통해서 얼마만큼 호전되는지를 살펴보는 임상 연구를 실시하는 것이다.

임상연구 외에도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중환자실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중환자실 재활교육 동영상을 제작해 보급할 예정이다.

서지영 교수는 “중환자 조기 재활치료가 중환자 치료후 증후군 발생을 줄이는 것을 입증하고 이를 널리 알려서 환자가 예전에 하던 일을 정상적으로 하고 가족이 이전에 화목한 상태로 돌아가도록 돕는 것이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조기 재활치료를 통해 환자들이 신체기능 저하로 퇴원 후 요양병원으로 가는 경우를 줄이면 의료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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