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암 환자, 연계수술로 ‘림프부종’ 후유증 해방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성형외과 연계수술 시스템 구축

여성암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의 절반은 다리 부위에 림프부종을 경험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팔과 다리 등이 퉁퉁 붓는 림프부종은 여성암 환자를 끈질기게 괴롭히는 또 하나의 질병이다.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는 여성암 수술과 림프부종 예방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 번의 수술로 산부인과(김대연 교수팀)에선 여성암 수술을, 성형외과(홍준표‧서현석‧박창식 교수팀)에선 림프절·정맥문합술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난소암과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등 여성암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의 절반은 다리 부위에 림프부종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세포가 상당한 수준으로 전이했을 경우 불가피하게 골반 부위의 림프절까지 절제한다. 기존의 전이한 암을 완벽히 제거하고 추가 전이를 막기 위해서다. 이런 방식은 림프부종이라는 합병증의 유발률을 높인다. 림프액이 흐르는 통로(림프절)를 절단했기에 림프액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해 수술 부위에서 정체하며 부종으로 악화하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부종에 대해 사후 치료 방식으로 접근했다. 우선 압박스타킹 착용 등 물리치료를 통해 림프부종이 악화하지 않도록 조절한다. 증상이 악화되어 심각하게 다리가 부을 경우 지방흡입술이나 림프절·정맥문합술을 시행했다. 이 역시도 미봉책에 가까웠다. 지방흡입술의 경우 림프부종이 재발해 증상이 심해지면 다시 수술을 받아야 하고, 림프절·정맥문합술은 시기를 놓치면 수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림프절·정맥문합술은 림프절이 제거된 부위 주변의 림프관을 정맥에 연결해 림프액이 흐를 수 있는 통로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준다. 림프관뿐 아니라 연결 대상인 정맥혈관 역시 0.2~0.6㎜ 정도로 미세하기에 수술 기법이 고난도에 속한다. 반면 피부 절개는 2.5㎝ 정도로 최소화하고 국소마취로도 수술이 가능하기에 환자의 회복도 빠르고 예후도 좋은 편이다. 림프부종이 악화할수록 림프관의 기능이 소실하며 수술을 하기 어려워진다는 게 문제다. 림프부종의 중증도는 1~3기로 나누는데, 증상이 2기 후반 정도만 진행해도 수술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는 중증 림프부종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암수술과 동시에 림프절·정맥문합술을 시행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림프부종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싹을 먼저 잘라버리는 방식이다. 그간 림프부종은 예방법이 마땅치 않았던 상황이라 의료진은 여성암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대연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 소장(산부인과 교수)은 “암 자체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들이 치료 이후 예전과 같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치료법을 꾸준히 개선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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