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하고 더우면 정신건강 더 나빠져 (연구)

덥고 습한 날씨는 정신 장애 환자에게 좋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덥고 습한 날씨가 정신 장애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주립대 올버니(UAlbany) 연구진은 뉴욕 주(州)의 날씨와 병원 응급실 방문 데이터를 가지고 여름 날씨 특징이 정신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했다. 이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모든 종류의 정신 질환에 대해 다양한 기상학적 요인의 복합적 영향을 평가한 최초의 연구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2017,2018년 두 차례에 걸쳐 5~10월 6개월 동안에 뉴욕 주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뉴욕의 모든 카운티와 자치구에 있는 126개의 기상관측소 망인 NYS 메소넷(NYS Mesonet)의 기상 데이터를 활용했다. 여기에서는 5분 간격으로 대기 및 토양 상태를 기록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기온, 일사량, 상대 습도, 열지수, 강우량 데이터를 조사했다.

정신 장애로 인한 응급실 방문은 국제질병분류(ICD-10)를 이용해 파악했다. 장애는 스트레스 관련 장애, 지적 장애, 고의적 자해와 같은 범주를 포함하는 아형(subtype)으로 분류됐다.

연구 기간 동안 뉴욕 주에서 정신 장애로 인한 응급실 방문은 54만 7540건이 기록됐다. 각 환자의 거주 주소를 파악해 가장 가까운 메소넷 기상관측소와 연결시켜, 현지 날씨와 응급실 방문 기록을 매치했다. 환자 진단 및 인구 통계에 관한 정보는 뉴욕 주 병원의 95%를 포괄하는 병원 퇴원 데이터베이스인 뉴욕 주 계획 및 연구 협력 시스템(New York Statewide Planning and Research Cooperative System)에서 얻었다.

분석 결과 온도, 일사량, 상대습도가 모두 높으면 정신 장애 증상에 가장 큰 위험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 영향은 여름이 바뀌는 달인 9월과 10월에 가장 강했으며 남성, 히스패닉 및 아프리카계 미국인, 46~65세 인구, 메디케이드(미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공동으로 극빈층에게 의료비를 지원하는 제도)나 메디케어(미국의 노인의료보험제도) 가입자, 보험이 없는 사람 등이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다.

몇몇 정신 장애는 특정 기상 조건 조합에 뚜렷하게 반응했다. 예로 일사량, 온도, 열지수, 습도가 높을 때 정신활성물질사용(예: 알코올이나 아편양제제 사용)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이 증가했다. 우울증과 조울증 등 기분 장애는 햇빛이 적고 날이 더울 때 증상이 심해졌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해 극심한 더위가 점점 심해지고 잦아짐에 따라 이러한 변화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생리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으며, 정신 장애를 가진 사람은 특히 이러한 변화에 취약하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동시에 발생하는 여러 기상 스트레스 요인이 건강상 위험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날씨와 관련한 정신 건강 증상은 드러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특정 기상 조건이 시작되는 때와 병원 입원 날짜 사이의 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고온 조건 하나만으로 가장 즉각적인 단기 위험이 나타난 반면, 열지수는 2주에 걸쳐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환경(Environment International)’ 저널에 ‘Identifying joint impacts of sun radiation, temperature, humidity, and rain duration on triggering mental disorders using a high-resolution weather monitoring system’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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