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한 번의 큰 파도가 남아있다”며 “10,11월이 되면 모든 사람들의 면역력이 일시에 떨어지는 시기가 온다”고 말했다. 가을이 되면 백신 접종 효과와 자연 감염으로 인한 면역력이 대거 사라져 재유행이 시작될 것이란 설명이다.
정 위원장은 “나는 3차 접종 후 코로나에 걸렸고 8월에 4차 접종을 받았는데 해당 백신 효과는 12월 정도까지 갈 것”이라며 “3월에 1800만 명 정도가 오미크론에 감염됐는데 그때 앓았던 면역은 6개월 정도 간다. 이르면 9월, 늦어도 12월이면 우리 국민의 평균 면역 수준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식 누적 확진자 수보다 실질 확진자 수는 30%가량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되나,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가을이나 겨울에 큰 유행 파도가 일 것이란 게 위원회의 예측이다. 이에 대비해 단기적으로는 고위험군들이 즉시 진단·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응급실 시스템을 계속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기적으로는 적극적인 R&D 투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 위원장은 “백신과 치료제에 관해서는 대단히 아쉽게도 우린 후진국”이라며 “10위 정도의 경제권을 자랑하고 우수한 인력이 모여 있는 이 나라에서 이제 겨우 백신 하나 만든 게 전부다. 백신은 뒤따라가기 급급하고 치료제는 소식도 없다”고 말했다.
감염병 위기를 극복하려면 앞으로 사회·경제적 지표를 개발해 선진국형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위원회는 “현재는 역학과 수리 모형에 기반해 확진자 수, 중증환자 수, 사망자 수 중심으로 코로나 확산 추이를 예측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사회, 경제적 영역까지 평가할 수 있도록 예측 모형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