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풀 뜯어 먹는 소리? “채식하는 개가 건강하다”

채식을 하는 개가 더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개는 야생동물 가운데 가장 먼저 가축화된 동물이다. 본래 육식성이었으나 오랜 세월 가축으로 살면서 잡식성으로 변했다. 그런데 채식을 하는 개가 더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윈체스터대, 호주 그리피스대 등 연구진은 2500명의 견주를 대상으로 개들의 평소 식단과 건강 상태를 조사했다. 개들 중 54%는 평범한 육류 기반 사료를, 33%는 날고기를 먹었다. 13%는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비건 사료를 먹었다.

육류 기반 사료를 먹이는 견주의 50%, 날고기를 먹이는 견주의 43%가 개들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비건 사료를 먹이는 견주들 중에는 그 비율이 36%에 불과했다. 즉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비건 사료를 먹는 개들이 비만이나 소화불량, 관절염 같은 문제를 겪는 경우가 덜하다는 것. 눈과 귀도 상대적으로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석 저자인 앤드류 나이트 교수는 “우리 연구를 통해 개들에게 채식이 좋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문을 검토한 미국 미네소타대 수의대 줄리 처칠 교수는 연구의 토대가 견주의 시각에서 작성된 보고서라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개들에게 비건 사료를 먹인 견주들은 모두 비건 식단을 실천하는 이들이다. 그들 자신, 채식을 최선이라고 믿기 때문에 당연히 채식을 하는 개들이 건강하게 보였으리라는 것.

처칠 교수는 식단 외의 요인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리라 추측했다. 비건 식단을 실천하는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이 건강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그들과 함께 지내는 개도 산책을 많이 하는 등 식단 외에 긍정적인 요소가 더해졌으리란 것.

미국 코넬대 수의대 조셉 왁시라그 교수 역시 논문 결과에 개가 무엇을 먹었는가보다 견주의 인식과 라이프스타일이 어떠한가가 더 많이 작용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에게는 충분한 단백질이 필요하다”면서 “개를 비건으로 키우려면 훨씬 공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의사와 상담해 영양상 균형을 잡을 것. 개가 새끼를 뱄거나 아직 어린 강아지라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채식은 소화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Vegan versus meat-based dog food: Guardian-reported indicators of health)는 과학 저널 ⟪플로스 원(PLOS ONE)⟫이 싣고 UPI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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