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못지않게 심각한 저체중아 증가

[박문일의 생명여행]⑬새 정부에 촉구하는 저체중아 대책

인큐베이터의 아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투 중인 어느 군대에서 사병숫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치자. 그런데 새로 들어오는 신병들조차 총을 들 힘도 없는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전투력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기존 사병들의 도움이 필요한 지경이다. 그러면 그 군대는 어떻게 되겠는가. 글로벌 무한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세계에서 이와 유사한 심각한 현상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다. 저출산의 와중에서 출생 시 체중이 적은 저체중아들의 숫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출생아 숫자가 급격히 줄어드는 판에 그나마 태어나는 아기들의 건강의 질까지 나빠진다면 우리나라의 장래를 위하여 정말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저출산현상을 짚어보자. 영국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가 앞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로 한국을 꼽았을 만큼,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아기를 가장 적게 낳는 나라로 전락했다. 한 나라에서의 인구감소는 생산가능 인구를 줄여서 노동력이 감소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이다. 결국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을 떨어뜨리고, 소비를 줄여 경제활력도 나빠지는데 고령화시대까지 도래했으니 우리나라의 인구문제는 이제 업친데 겹친격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합계출생률(15~49세의 가임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은 평균 출생아수)은 적어도 2.1명이 돼야만 국민 수가 계속 비슷하게 유지된다. 2.0명이 아니고 왜 2.1명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아이가 자라면서 사망하는 경우 및 일부 여성들의 조기 사망률까지 반영된 것이다. 아무튼 부부 두 사람이 만나 적어도 아이를 둘 이상은 낳아야 인구의 수가 유지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18년에 이미 0.98명으로서 1명 이하로 떨어진 뒤 2019년에는 0.92명, 지난해에는 0.84명까지 떨어져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낮은 출산율의 문제는 모든 연령대가 아니라 젊은 층의 인구규모를 더욱 감소시킨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장래에 생산연령에 유입되는 젊은 사람의 숫자는 줄어드는데 고령화시대가 되면서 자신들이 앞으로 부양해야 할 노년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노령화지수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유소년(14세 이하) 인구 100명에 대한 고령(65세 이상) 인구의 비(比)이다. 이 수치가 올해엔 무려 152명에 이른다. 즉 유소년보다 노령인구가 1.5배 높은 것이다. 저출산이 오래 유지될수록 인구감소를 되돌리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난 20여년 동안이나 지속적으로 감소를 반복해왔으니 노령화지수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므로 정말 심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이 간과하는데, 저체중아 문제도 이에 못지 않게 심각하다. 저체중아는 출생 시 체중이 2.5kg 이하인 아기로서, 전체 임신의 10%를 차지하는 조산이 주요 원인이다. 2000년도부터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저출산현상이 시작됐는데, 당시 출생아 중에서 저체중아 비율은 3.8%이었다. 그런데, 20년 후인 2020년도에는 6.7%로 증가했다. 즉 저출산현상과 함께 태어나는 아기들의 저체중아율이 지난 20년동안 오히려 약 2배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문제는 향후 더 증가하리라는 전망이다.

저체중아는 무엇이 문제일까. 우선 신생아 사망 원인의 60~80%를 차지한다. 특히 조산으로 태어난 저체충아는 5세 미만 어린이의 주요 사망원인이 된다. 출생 시부터 호흡곤란증이 많고, 출생후에도 발육이 늦다. 신생아 시기에 각종 질환 발생률도 높을 수밖에 없다. 학습 문제, 청각 장애 및 시력 문제와 같은 장애로 고통받을 수 있다. 특히 1500g 이하의 저체중아에서는 뇌성마비 유병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뇌성마비는 아직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 아동(태아~만 5세)의 뇌에 ‘비진행성’ 손상이 발생해 운동기능에 장애를 보이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경우에 따라 일생동안 신체적 치료와 건강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 즉, 저체중아로 태어난 사실만으로도 평생 삶의 질이 나빠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저체중아들은 또한 성인에서 고지혈증 및 고혈압 등의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2~6배 이상 높으며, 당뇨병 등의 대사증후군과의 관련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범국가적으로 저체중아의 주요 원인인 조산을 줄이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고령임신도 문제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의학적으로 35세 이상 임신부를 고령임신부로 분류하는 데 우리나라는 2009년도에 15.4%이었던 것이 2019년도에는 33.4%로 나타나 10년 새에 2배 이상이 되었다. 고령임신 자체가 조산율이 2배로 높아 저체중아의 원인이 되는 터에, 시험관 임신율도 높아져 그에 따르는 쌍둥이 임신도 증가하는데 쌍둥이의 54% 정도가 조산되므로 이에 대한 전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실제로 한 아기를 임신했을 때 6%만이 저체중아인데 비하여 쌍둥이 임신에서는 50% 이상 저체중아로 태어난다. 물론 조산의 주요 원인이 되는 조기양막파열, 자궁경부무력증 등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도 중요하다.

만삭임신에서도 저체중아가 되는 경우들이 있다. 산전 영양부족은 물론, 임신중의 고혈압, 임신성당뇨병 등의 여러가지 임신중 합병증 등이 이에 영향을 미친다. 너무 어려서 임신을 하거나(17세 이하), 35세 이상에서 임신하면 만삭에 출산하더라도 저체중아가 증가한다. 임신 중 적절한 체중 증가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물론 해로운 음식과 약물사용을 멀리해야한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은 이제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돼야 한다. 개인과 가정이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하고도 복잡한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인 원인이 복합돼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육아문제, 교육비 문제 등은 사실 단시간 내에 어쩔 수 없는 요인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저체중아 증가현상까지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민 건강관리에서 여러 가지 다른 사항들도 중요한 것이 많겠지만, 건강한 국민 한 사람을 늘어나게 하는 임신부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가적으로 모자보건대책은 임신부와 태아 두사람을 챙기는 중차대한 일이라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부디 새 정부에서 국가적 최우선 정책으로 챙기기를 바란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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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댓글
  1. 사람들

    일본사람처럼 체격이 감소하고 키가 줄어드는 역성장이 생길 듯합니다. 아무래도 지금 단계에선 피할 수가 없는데 문제는 문화 자체가 어린애스럽고 작은 것을 집착할수록 가속화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언제가 전환점일지가 궁금합니다.

  2. 봉직의

    심금을 울리는 글입니다 교수님. 국가적으로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3. 익명

    여성들의 지나친 다이어트와 남성의 건강하지 못한 정자도 문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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